평일강론

사순 제5주간 금요일 ’2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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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3-05 ㅣ No.4592

사순 제5주간 금요일 ’21/03/26

 

예전에는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통하는 이야기인 줄은 모르지만,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자기 할 바를 열심히 하면 돼!” 잘 하려고 하는 것과 자기 할 바를 열심히 하는 것과의 차이는 무엇인가? 잘 하려고 하는 것도 어쩌면 나름 열심히 하는 것이겠지만, 그 마음 속에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거나 누군가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갈망이 담겨 있으리라 짐작됩니다. 나쁜 것은 아니건만, 정작 방향과 목표를 제대로 잡지 못할까 흔들리지나 않을까 우려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유다인들이 돌을 집어 예수님께 던지려고 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아버지의 분부에 따라 너희에게 좋은 일을 많이 보여 주었다. 그 가운데에서 어떤 일로 나에게 돌을 던지려고 하느냐?”(요한 10,32) 그랬더니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자신들에게 해 준 선한 일들에 감사하기는커녕 오히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자신들의 심기에 거슬린다고, “좋은 일을 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을 모독하였기 때문에 당신에게 돌을 던지려는 것이오. 당신은 사람이면서 하느님으로 자처하고 있소.”(33) 라고 대꾸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을 바라보시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하십니다. “너희 율법에 내가 이르건대 너희는 신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으냐? 폐기될 수 없는 성경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받은 이들을 신이라고 하였는데,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시어 이 세상에 보내신 내가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다.’ 하였다 해서, ‘당신은 하느님을 모독하고 있소.’ 하고 말할 수 있느냐?”(34-36)

 

그러시고는 한참 양보하셔서 타이르십니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일들을 하고 있지 않다면 나를 믿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내가 그 일들을 하고 있다면, 나를 믿지 않더라도 그 일들은 믿어라. 그러면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너희가 깨달아 알게 될 것이다.”(37-38)

 

오늘 복음과는 전혀 다른 말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는 누군가와 비교하고 누군가에게 이기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고 우리 자질을 성숙시키기 위해 나 스스로 경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또는 누군가를 위해 잘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맡겨지고 내가 해야 하는 것이기에 잘 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나의 성숙과 구원에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누가 인정해주든 안 해주든 관계없이,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우리에게 주님의 뜻을 일러주시고 이끄시며 그 일을 능히 할 수 있는 힘을 주시는 주님과 함께 나아갑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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