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사람들은 사랑을 담보로 사람을 죽여요." -영화 그린 마일 중에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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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숙 [hedbig] 쪽지 캡슐

2011-04-10 ㅣ No.10860

원작 소설을 안보았으니 충실한 의미를 알지는 못하지만 덩치 큰 흑인 사형수 존 커피가 중저음으로 들려준 한마디가 이전과는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유선방송에서 방영해 주는 그린 마일을 한 두번 본 것이 아니었으니 새롭달 것도 없었는데도 그랬습니다.
영화의 내용 중에서야  정말 못된 사이코패스가 두 자매의 혈육의 정을 이용해 어린이들을 죽였으니
사랑을 담보로 사람을 죽인 것이 맞습니다만, 보통 사람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말일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그러나 잘 알다시피 실제로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안 좋은 일 중에는 사랑이라는 명제 아래 저질러지는 일 들이 참 많습니다.
어쩌면 모든 갈등의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가 사랑이라는 단어는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사람의 숫자만큼 다양한 의미를 가진 사랑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성격 유형 검사라는 것을 보면 이 세상에는 대충 16종류의 인간형이 존재하는 셈이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 사람들의 1/16 이 찍어낸 듯 똑 같은 것도 아니니  전혀 알 수 없거나, 어딘지 비슷하지만
결국 이해에 도달할 수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 모두는 결국 외롭고 목마른 존재로 살아가는가 봅니다.
 
과연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나와 다른 한 인간을 이해해 주는 것 일까요.
나와 다른 한 인간의 잘못된 점을 용서해 주는 것 일까요.
 
이해하고 난 후에 라도 자신이 느낀 다른 사람의 잘못에 대해 끝까지 물고 늘어져 어느 쪽이든 결과를 보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그대로  묻어 두는 것이 옳을까요.
용서를 했다면 지나간 일을 다 묻고 함께 나아가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잠시라도 휴지기를 두는 것이 옳을까요.
도대체 상대가 생각하는 사랑과 선은 내가 생각하는 그것과 무엇이 얼마나 다른 것일까요.
이외에도 다른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겠지요.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는 완전하지 않으며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현재의 상황들은 그 누구에게도 참된 진리를
차지할 특권을 부여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참되고 완전하신 분은 오직 그리스도 한 분 뿐이시며 우리 자신이 가라지인지 밀인지는 그 분 만이
구별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신자로서 제가 아는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몇 달간 교회안의 단체와 단체의 장의 임기, 혹은 단체의 회계 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생각을 하며 지냈습니다.
세례를 받은 후에 겪은 일들을 보면 사회에서처럼 교회안에서도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셈입니다.
그 결과로 한 두어 가지를 결정하고 실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생각이 다 정리된 것은 아닙니다.
제 결정이 다 옳은 것도 아닐 것입니다.
이런 것이 삶이고 생활이겠지요.
 
서양인 존 커피는 상대방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생명을 살리고 죽이는 능력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인해 고통 받으며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누군가를 속속들이 아는 일은 그처럼 고통스러운 일이겠지요.
섣부르게 알고 섣부르게 판단하고 섣부르게 행동할 수 있는 나의 하루는 그래서 행복한 날일 것입니다.
 
이런 서투른 눈으로 바라보는 주변은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그럴수록 모여서 이야기하고 중지를 모으고 필요하다면 제비 뽑기도 하면 좋겠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그 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냐. 너는 나를 따라라" 하신 말씀을  읊조리며 손털고 평화를 빌어주면 되는 나는
그래서 행복한 보통 사람, 보통 신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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