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터미널 휴게실에서 청소하는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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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현 [mommycute] 쪽지 캡슐

2011-04-10 ㅣ No.10861

신부님과 과부 이야기;


 

송운 사랑방 (Song Woon Art Hall)

한 신부님이 젊은 과부 집에 자주 드나들자,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은;
좋지 않는 소문을 퍼뜨리며;
신부를 비난했습니다;.

송운 사랑방 (Song Woon Art Hall)

그런데,
얼마 후 그 과부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제서야 마을 사람들은;
신부가 암에 걸린 젊은 과부를;
기도로 위로하고;
돌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송운 사랑방 (Song Woon Art Hall)

그 동안 가장 혹독하게 비난했던;
두 여인이;
어느 날 신부를 찾아와 사과하며;
용서를 빌었습니다.

송운 사랑방 (Song Woon Art Hall)

그러자, 신부는;
그들에게 닭털을 한 봉지씩 나눠주며;
들판에 가서 그것을 바람에;
날리고 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닭털을 날리고;
돌아온 여인들에게;
신부는 다시 그 닭털을;
주워 오라고 하였습니다.

여인들은 바람에 날려가 버린 닭털을;
무슨 수로 줍겠느냐며;
울상을 지었습니다.
그러자,
신부는 여인들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송운 사랑방 (Song Woon Art Hall)

나에게 용서를 구하니;
용서 해주는 것은 문제가 없으나,
한 번 내뱉은 말은 다시 담지 못합니다.
험담을 하는 것은;
살인보다도 위험한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송운 사랑방 (Song Woon Art Hall)

살인은 한 사람만 상하게 하지만;
험담은 한꺼번에 세사람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첫째는 험담을 하는 자신이요,

둘째는 그것을 반대하지;
않고 듣고 있는 사람들이며;

셋째는 그 험담의 화제가;
되고 있는 사람입니다.

송운 사랑방 (Song Woon Art Hall)

남의 험담을 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부족함만 드러내고 마는;
결과를 가져올 뿐입니다.

송운 사랑방 (Song Woon Art Hall)

진짜 신부;

 
 ;"아저씨!"

 "… …"

 "아저씨! 잠깐만요."

 11월30일 영동고속도로 ○○휴게소.
 
한 중년 부인이 승용차 창문을 반쯤 내리고
부근에서 빗자루질하는;
미화원 ㅂ씨를 불렀다.
 
ㅂ씨는 부인이 부르는 '아저씨'가
자신이란 걸 뒤늦게 알고 고개를 돌렸다.

 "이거(일회용 종이컵) 어디에 버려요?"

 "(그걸 몰라서 묻나.
쓰레기통까지 가기가 그렇게 귀찮은가….)
   이리 주세요."

 ㅂ씨는 휴게소 미화원으로 일한 지
이 날로 꼭 한 달째다.
그런데도 '아저씨'란 호칭이 낯설다.
 
 
지난 27년 동안 '신부님'이란
소리만 듣고 살았기 때문이다.

 안식년을 이용해 휴게소 미화원으로
취직한;
'청소부가 된 신부님' ㅂ신부.

 그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휴게소 광장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며 빗자루질을 한다.
 
그의 신분을 아는 사람은 주;
변에 한 명도 없다.


 기자의 '기습'에 깜짝 놀란 그는
"아무도 모르게 하는 일인데"하며;
사람들 눈을 피해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다.

 "사람들 사는 게 점점 힘들어 보여서
삶의 현장으로 나와 본 거예요.
 
 난 소신학교 출신이라 돈 벌어본 적도 없고,
세상 물정에도 어두워요.
 
 
 신자들이 어떻게 벌어서
자식들 공부시키고 집 장만하고,
교무금을 내는지 알아야 하잖아요."


 그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소위
'빽'을 경험했다.
 
농공단지에 일자리를 알아보려고 갔는데
나이가 많아 받아주는;데가;없었다.
 
 
아는 사람이 힘을 써줘서
겨우 휴게소 미화원 자리를 얻기는 했지만;
'사오정'이니 '오륙도'니 하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니란 걸;
피부로 느꼈다.


 그는 출근 첫날 빗자루를
내던지고 그만두려고 했다.
 
화장실 구역을 배정받았는데
허리 펴 볼 틈도 없이 바쁘고 힘이 들었다.
 
대소변 묻은 변기 닦아내고,
발자국 난 바닥 걸레질하고,
담배 한대 피우고 돌아오면 또 엉망이고….
 
 


 그래도 일이 고달픈 건 견딜만 했다.
사람들 멸시는 정말 마음이 아팠다.

 어느 날, 한 여성이 커피 자판기 앞에서
구시렁거리며 불평을 했다.
 
 
무엇을 잘못 눌렀는지 커피가
걸쭉하게 나와 도저히 마실 수 없는;상태였다.
ㅂ신부는 휴게소 직원으로서
자신의 동전을 다시 넣고;
제대로 된 커피를 뽑아주었다.
 
 
그랬더니 그 여성이 "고마워요.
저건(걸쭉한 커피)
아저씨 드시면 되겠네"라며
돌아서는 게 아닌가.


 "제가 그때 청소복이 아니라
신사복 차림이었다면 그 여성이
어떤;인사를 했을까요?
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면 안 되죠."


 ㅂ신부는 "그러고 보면 지난
27년 동안 사제복 덕분에 분에 넘치는;
인사와 대접을 받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눈물젖은(?) 호두과자도 먹어 보았다.
 
아침식사를 거르고 나왔는데 허기가 져서;
도저히 빗자루질을 할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호두과자 한 봉지를 사들고;
트럭 뒤에 쪼그려앉아 몰래 먹었다.
 
 
손님들 앞에서 음식물 섭취와 흡연을
금지하는 근무규정 때문이다.


 그의 한달 세전 월급은 120만원. 


 그는 "하루 12시간씩 청소하고 한달에
120만원 받으면 많이 받는거냐,
적게 받는거냐"고 기자에게 물었다.
 
 
또 "언젠가 신자가 사다준 반팔 티셔츠에
10만원 넘는 가격표가 붙어;
있던데…"라며 120만원의 가치를 따져보았다.


 이번엔 기자가 "신부님이 평범한
50대 중반 가장이라면 그 월급으로;
 생활할 수 있겠어요"라고 물었다.


 "내 씀씀이에 맞추면 도저히
계산을 못하겠네요.
그 수입으로는 평범한 가장이 아니라
쪼들리는 가장밖에 안 될 것 같은데."


 그는 "신자들은 그런데도 헌금에
교무금에 건축기금까지 낸다"며 "
이제 신자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강론대에서 '사랑'을
입버릇처럼 얘기했는데;
청소부로 일해보니까 휴지는 휴지통에,
꽁초는 재떨이에 버리는 게;
사랑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누군가가;
그걸 줍기 위해 허리를 굽혀야 합니다.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은 평범한 일입니다.
 
또 과시할 것도 없고,
누가 알아주기를 바랄 필요도 없죠.
 
시기질투도 없습니다.
그게 참사랑입니다."


 그는 "신자들이 허리굽혀 하는
인사만 받던 신부가 온종일;
사람들 앞에서 허리 굽혀 휴지를 주우려니까;
여간 힘든 게 아니다"며 웃었다.


 그는 "퇴근하면 배고파서 허겁지겁;
저녁식사하고 곧바로 곯아 떨어진다"며;
 
 "본당에 돌아가면 그처럼 피곤하게
한 주일을 보내고 주일미사에 온;
신자들에게 평화와 휴식 같은
강론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날은 그의 마지막 근무일이다.
 애초에 한 달 계획으로 들어왔다.


 그는 '낮은 자리'
에서의 한달 체험을 사치라고 말했다.


 "난 오늘 여기 그만 두면 안도의 한숨을 쉬겠죠.
 하지만 이곳이 생계 터전인 진짜
미화원이라면;
절망의 한숨을 쉴 것입니다.
 
 다시 일자리를 잡으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나도 '빽'써서 들어왔는데.
그리고 가족들 생계는 당장 어떡하고.
그래서 사치스러운 체험이라는 거예요."
 
 

 그는 인터뷰가 끝나자 일터로 뛰어갔다.
한시간 가량 자리를 비운 게
마음에 걸려서 그런 것 같다.

 미화반장한테 한소리 들었을지도 모른다.
 
 
쓸고 닦고 줍고…
. 몸을 깊숙이 숙인 채 고속도로
휴게소를 청소하는 ㅂ신부.
 
그에게 빗자루질은 사제생활
27년 동안 알게 모르게 젖어든 타성에서 벗어나고,;
 마음의 때를 씻어내려는 기도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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