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국수집 할머니 |
---|
그냥 가, 뛰지마, 다쳐.
국수집 할머니는 나에게 혁명가였다!
사업에 실패했던 15년 전, 며칠을 굶주린 나는
어느 국수집에 웅크리듯 자리를 잡고있었다.
허기와 공포와 세상의 증오로 가득 찬 두 눈,
목구멍이 데는 줄도 모르고
뜨거운 국수발을 꾸역꾸역 밀어 넣자
말없이 국수와 국물을 더 채워 주던 주인할머니,
먹먹한 마음으로 또 한 그릇을 밀어 넣자마자
나는 냅다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뒤쫒아 나오는 할머니,
"그냥 가, 뛰지마, 다쳐"
도망치기를 멈추지 못하는 내 두 눈에선
가득 찼던 무언가가 뜨겁게 밀려 나오기 시작했다.
세상에 대한 증오와 허기가,
그 한마디로 모두 해결된 듯이...
그리고 내 삶은 바뀌었다.
파라과이에서 사업가로 재기한
'김영석'씨가 국수집 할머니를 생각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