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국수집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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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균 [gongjakdk] 쪽지 캡슐

2008-06-24 ㅣ No.9197

 
 
 
 
 
 
 
                                그냥 가, 뛰지마, 다쳐.
    국수집 할머니는 나에게 혁명가였다!
 
    사업에 실패했던 15년 전, 며칠을 굶주린 나는
    어느 국수집에 웅크리듯 자리를 잡고있었다.
    허기와 공포와 세상의 증오로 가득 찬 두 눈,
 
    목구멍이 데는 줄도 모르고
    뜨거운 국수발을 꾸역꾸역 밀어 넣자
    말없이 국수와 국물을 더 채워 주던 주인할머니,
 
    먹먹한 마음으로 또 한 그릇을 밀어 넣자마자
    나는 냅다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뒤쫒아 나오는 할머니,
    "그냥 가, 뛰지마, 다쳐"
 
    도망치기를 멈추지 못하는 내 두 눈에선
    가득 찼던 무언가가 뜨겁게 밀려 나오기 시작했다.
    세상에 대한 증오와 허기가,
    그 한마디로 모두 해결된 듯이...
    그리고 내 삶은 바뀌었다.
 
 
      파라과이에서 사업가로 재기한
      '김영석'씨가 국수집 할머니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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