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선물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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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1-11-21 ㅣ No.348

제목: 단풍

 

  7년전에 한 아가씨는 수녀님이 되고파서 고민하고 있었고 한 청년은 참으로 성실하고 착하여 원장수녀님이 신학교에 보내시고파서 그 둘을 나에게 맡기셨다.

 

 그 둘은 레지오라는 봉사단체에 들어가서 무의탁 페결핵환자들을 돌보는 봉사를 열심히 하였다.

 

   어느세 우리셋은 정말 친하게 되었다.

 

 

 

 그 아가씨의 어머니가 암으로 선종하기전 어머니는 나에게 딸의 신앙을 부탁했다.

 

 

 

 그런데 그만(?) 우리셋중 그둘은 부부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혼인을 주례하게 되었다.

 

 

 

 7년전 어느 가을 신학교에 들어가는 나에게 그들은 16년이나 지난 보라색 단풍으로 그들이 나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그리고 하느님안에서의 봉사의 기쁨을 표현해 주었다.

 

 

밤새 그 둘은 우리가 함께 했던 봉사와 고민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편지를 앨범에 담고 꾸며주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그 부부는 냉담을 여러해 하게 되었고 세속적인 가치에 어울러 살았다.

점점 부부사이도 멀어져가고 더 이상 종교심이나 봉사정신은 없어졌다.

그래서 주위의 그때 함께 봉사했던 친구들로 부터 걱정의 소식을 나에게 전달되게 했다.

 

 나는 친구들을 모두 불렀고 크게 그 부부를 야단 쳤다.

 

 

 사랑이 크면 분노도 크다고 나는 정말 흥분하였다.

 

 나의 철없는 흥분에 나또한 부족한 사람인 것 같아 묵묵히 앉아있는데

 

 함께 봉사한 한 친구가 나의 책장에 먼지낀 그 앨범을 발견하였다.

 

"신부님 저 앨범 바로  그때 그 앨범 아닌가요?"

 

 그리고 그들이 준 그 앨범을 꺼내 주었다.

 

 그 앨범에는 그 부부뿐아니라 함께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했던

 

 그때의 우리 모두의 모습이 사진과 함께 새빨간 가을 단풍이 있었다.

 

 그 단풍아래 이런 시가 씌여 있었다.

 

"사랑은 대가를 기대하지 않는다.

바라지 않고 주는 것

그대로 좋아

지금 모든 것을 잃어버려도

눈물일랑 감추어 둔다.

사랑함으로 충분한

가난한 자 되어

구김살 없이

한껏 열린 마음으로 대할수 있다.

 

사랑은 소유하지 않는다.

나를 외면한 때도

여전히 감싸 줄수 있다.

홀로 남겨진 순간조차

버릴 것 없이

세월을 잠시 세워둔 채

사랑을 위한 노래만을 묵묵히 새겨 본다."

 

 그 부부의 눈에서는 눈물이 나왔다.

 

 그 사랑의 단풍은 그 아가씨가 정말 어린아이때 보관하다.

 

 내가 앨범을 통해 간직하게 된 것이다.

 

 단풍은 그들에게 새로운 사랑의 시작을 주었다.

 

 

 

 

 

 그날 나는 단풍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느꼈다.

 

 

 

 나에게 준 선물이 그들을 구한 것이다.

 

 

 

 나에게 준 선물을 나는 잘 간직하겠다.  

 

그들의 착한 마음은 바로 가을 단풍안에 잘 자라고 있었다.

 

단풍아래의 시처럼 사랑을 위한 노래만을 묵묵히 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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