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일 년 모은 금액 5,595,000 원 (설악동 성당에서 헤드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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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숙 [hedbig] 쪽지 캡슐

2008-01-20 ㅣ No.8621


(설악동 성당을 오르는 언덕 길에서 본 성당 첨탑)
 
성가대원  모두가 남의 성당에서 일요일 교중 미사를 올리다니 흔하지 않은 일입니다.
그 경험이 남다른 것이어서 울 본당 가족 여러분들과 나눌까 합니다.
 
205 세대 523명 . 냉담자 121
교중 미사 참례자 141명 . 공소에서 70명.
교중 미사 헌금 323,000  원 
본당 승합차 구입을 위해 일 년 동안 모금한 금액 5,595,000 원
설악동 성당 주보에 적혀있던 내용입니다.
대여섯명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양 편으로  10 여개씩 될까 싶구요.
 
눈이 너무 내려 그나마 어르신들 3~40 분 나와 계신 성당에 들어가려고 갓내린 뽀송뽀송한 눈길을 걸어
언덕을 오르니 수녀님께서 눈을 쓸고 계셨습니다.
그 앞을 어슬렁거리며 눈의 냄새를 맡고 있는 백구 한 마리, 이름은 설악동 곰이 랍니다.
순한 놈이 그래도 개라고 외지인이 몇 십명 나타나니 슬며시 뒷걸음 치며 서너마디 짖어댑니다.
 
문열고 들어간 성당 입구에선 형제님께서 책상을 하나 놓고 일을 보시고
성가대의 연습하는 노래소리도 들렸습니다.
왼 쪽의 문으로 들어가니 아담한 성당의 내부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가정집 창문만한 크기의 창에 스테인드글라스를 대신한 색지의 그림이 너무 간단해서 좋았습니다.
울 성가대가 아직 불러본 적이 없는 김 대붕님의 306 번으로 시작하는 미사곡, 어렵더군요.^^
 
무엇보다 새로웠던 것은 좌석에 장궤틀이 있고 실제로 사용하신다는 것입니다.
중학교 입학 축하 미사를 드렸을 즈음에 장궤를 해 본적이 있는 것 같은데
특별한 날에 무릎을 꿇는 것 말고 주일 미사에서 장궤틀을 사용하다니....
미사 때면 장궤틀 내려놓는 소리 때문에 신경쓰이던 것이 언제였는지 생각나지 않는데
모두들 알아서 소리없이 사용하시는 것을 보니 참 신기하기까지 했습니다.
 
음향시설을 새로 설치하셨다는 말씀으로 시작된 강론은 조절이 안돼서 거의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중에 기억나는 단어들.
손 볼 사람이 어제도 그제도 지난주도 오지 않았다.
서울에서 와야 하려나..
납땜 하실 줄 아는 분 연락...
제 2의 그리스도......
 
성가대 지휘자는 제가 좋아하는 굵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지신 씩씩한 자매님이셨습니다.
미사끝에 울 성가대를 일으켜세워 손뼉치며 노래를 불러 주시더군요.
그 뿐만아니라 개인적인 기념일 - 생일, 축일 등등 -을 맞으신 분들을 불러내어 고깔 모자를 씌우신 다음
선물을 주셨습니다.
박수치며 축하 노래를 부르면서 중앙통로에 손터널을 만들어 지나가게하니 얼마나 서로 기쁜지....
 
이윽고 막대사탕을 찾아드신 신부님께서 어린이를 찾으시더니 직접 찾아가셔서 내어주셨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넘 흥겹고 즐거웠던 경험입니다. ^^
입당때는 중앙통로를 걸어들어오시더니, 퇴장은 곧장 제의실로 들어가시는 센스까지.
이렇게 미사가 끝났습니다.
 
눈때문에 많은 신자분들이 못오시고 그나마 참예하신 분들 중에도 외지인이 상당수인 자그마한 성당에서의
미사는 너무나 인상적인 것이었습니다.
특히 이국적인 마스크의 곱슬머리 학사님이 멋있었구요.
눈을 치워드리고 기념사진 한 장 찍고 내려오는 길은 그새 사람의 발길을 탔다고 꽁꽁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스키장이라면 초보들이 연습해도 될만한 각도의 언덕길을,  발길 안간데를 골라짚고 내려와 뒤를 보니
염화 칼슘을 뿌리고들 계시더군요.
설악동 성당 신자분들이 그토록 원하시는 승합차 구입이 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도드립니다.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신부님과 난곡 성당 식구들께 감사드리며
설악성당 제대 뒤 십자고상 왼 편에 걸려있던 빛으로 둘러싸인 예수님이 그려진 휘장,
그  발치에 적혀있던 문구를 적어봅니다.
 
"예수님 저는 당신께 의탁합니다."
 
 
 *사진은 핸드폰으로 찍은 것이라 화질이 좋지 않은 것 양해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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