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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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11-05 ㅣ No.4457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11/28

 

내일 당장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신다면 우리에게 기쁜소식일까? 아니면 비참한 순간이 될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정방문을 나갈 때마다 집안청소하느라고 분주한 자매님들이 떠오릅니다.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주 예수님을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설레며 준비를 할까? 아니면 불안과 근심으로 준비를 할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루카 21,34) 예수님 시대에도 사람들은 먹고 마시며 노는 것을 아주 많이 좋아했나 봅니다. 아무 것도 책임지지 않는 듯한 방탕한 삶, 세상의 근심과 고통을 피하기라도 하는 듯, 세상의 모든 짐을 다 짊어지기라도 한 듯, 내일이 없다는 듯이 술독에 빠져 오늘의 고통을 잊고자 하는 사람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 오늘을 근심과 한숨 속에 살아가는 번뇌의 진창에서 헤매는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마치 오늘이 마지막 날인 듯 희망이나 미래가 없는 듯 오늘의 삶의 무게에 짓눌려 지쳐버린 사람들, 오늘을 포기한 듯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 그날은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들이닥칠 것이다.”(34-35) 라는 예수님의 말씀 속에서 차곡차곡 들이닥치는 결전의 날이 떠오릅니다. 아무런 준비도 노력도 없이 사고와 위험 앞에 노출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어떤 사고와 위험이냐가 문제일 뿐이지, 어느 누구도 우리의 미래에 다가올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습니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36) 오늘을 착실하고 성실하게 사는 데서 나오는 인생의 내적 힘만이 우리의 내일을 준비시켜 줄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들려주신 생명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그 말씀을 우리의 일상에서 곱씹어 우리 인생 내력을 통해 구현해 냅니다. 우리의 힘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고 감히 꿈꿀 수도 없는 이상일 수 있지만, 주 예수님께서 우리가 할 수 있으니까 우리에게 내려주신 말씀이고 그 말씀을 이룰 수 있도록 성령을 보내주시고 이끌어 주시니, 기도와 묵상 속에서 그 말씀을 우리 영혼의 참 양식으로 삼아, 주님과 함께 아버지 하느님께 나아가기로 합시다. 주님과 함께 주님의 말씀을 실현하면서 생겨나고 충전되는 복음생활의 힘으로, 우리를 이끄시고 마침내 구원하실 주님께 의탁하며 우리 구원의 하느님 나라를 향해 걸어 나갑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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