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겨울나그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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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석 [ryu4337] 쪽지 캡슐

2011-01-28 ㅣ No.10813

현미를 데리고 개운산 부대를 내려와 고대후문옆  도로길을 걸어 시장통의 한 막걸리집으로

향하면서도 어색함에 말한마디 건네지를 않았다.

순대와 튀김을 안주로 막걸리를 한잔 권하자 현미는 의아한 표정으로 사양하는 듯하다

짐짓 두손으로 잔을 받았다.

선배님!! 대낮부터…??”

??밤에 마시자고..너랑 연분 날일 있냐??”

!!”

하얀 브라우스에 받쳐입은 잿빛 치마가  유난히도 세련되어 보였고  약간 진하면서도

담백한 얼굴화장이 1년전의 그녀보다는 상당히 성숙하게 느껴져 중간중간 나도모르게

깜짝깜짝 놀랐다.

많이 이뻐졌네??

규천이가 그리워서 그런가???”

선배님두!!!”

막걸리를 한두 잔 마시다보니 대낮에 빈속에 한여름이어서 인지 취기가 쉬이 들어오고

분위기도 무척 산만해 현미얼굴에 바짝 다가가  속삭이듯 말을 건넸다.

갈때가 있거든 나가자!!”

어디??”

몰라도 되!!”

식당아줌마에게 손가락으로 휘저으며 나가려고 하자 그녀가 팔을 걷어부치더니 멱살을

잡을 기세를 하며 악따구니를 썼다.

또 외상이야!안되! 돈갚아!!”

 

저녁무렵에 조치원의 한 부대에 들러 면회를 신청하니 깔끔한 복장의 규천이가 서둘러

튀어나오자마자 현미를 보더니 와락 껴안았다.

당황한 그녀가 규천이를 밀치며 빠져나오려는 시늉을 하자 내가 그녀 등을 밀쳤고

그제사 포기한듯 가만히 서있는데 규천이의 얼굴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저런!빙신이 있나??예라이!!!”

두사람과 함께 근처 막걸리집에서 빈대떡을 안주로 한잔하고 있는데 규천이는 계속

현미만 쳐다봤고 그녀는 어색한듯 시선을 피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현미얼굴 뚫어지겠다!그만보고 술한잔하자!!”

알았어!!”    

오랜만에 그려지는 두사람의 그림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같이 앉아있는 내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져 슬며시 자리를 피해 조치원의 밤하늘을 구경하며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심각한 표정의 현미가 옆으로 다가왔다.

선배님은 제가 왜 서울까지 면회를 갔다고 생각하세요?!!”

규천이 소식이 궁금한거지!!”

그렇게 생각했다면 실망이예요!!”

“?????”

야멸차게 돌아서는 현미를 도로 붙잡아 영문을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럴 상황이

아닌 것 같아 발걸음을 조치원역으로 향했다.

쟈가 왜저리지??맘이 영 거시기하네 잉!!

그나저나 규천아! 현미와 잘해봐라!! 나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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