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오신다 하여
오소서, 그대여
동구 밖 12월 소식에
바람의 문을 열어두고 그대를 기다립니다
일기예보의 하얀 눈 소식에
백설로 길 잃을까 눈 쓸고 표시해두었습니다
코끝 시린 겨울 안부에
당신 머무를 사랑방에 화롯불 피워 놓았습니다
찬 바람을 몰고 온다기에
털실로 짠 커튼으로 문 틈새를 가렸습니다
철 지난 가을옷을 입었다기에
겨울옷 한 벌 마련해두었습니다
시린 손 비비며 총총걸음 재촉한다기에
그대 빈자리 입김으로 데워 놓았습니다
그대와 마주할 원탁 위에
커피 향 그윽하게 방안 가득 채웠습니다
12월에 오신다 하여
훈훈함의 겨울맞이 정성껏 마쳤습니다
【 호미숙의 시집 속의 향기 】
12월 마지막 달력을 들춰보며
기쁘고 슬펐던 지나간 날들을 회상 합니다.
이 모든 일을 경험을 함에 있어서
행복 했었노라고 오늘은 자부합니다.
나로 인해 누군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 얼마나 놀라운 축복입니까?
오늘 나의 친절한 말 한마디 때문에
내가 준 작은 선물 때문에
내가 감사한 작은 일들 때문에
누군가 행복할 수 있습니다.
또 한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 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 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멀게만 느껴졌던 12월이 되었네요.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는
내가 되도록 12월 예쁘게 꾸려 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