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5동성당 게시판

오마이뉴스 소개

인쇄

조성용 [choayong] 쪽지 캡슐

2001-08-15 ㅣ No.1857

아래글은 오마이뉴스에서 퍼온글임

 

우리 모두 독자 및 기자가 되어 봅시다.

 

2001.8.15.수요일

"시인아저씨, 미당문학상 거절하세요"

초등학생 김미수 어린이, 본심후보들에 편지

조호진 기자 tajin119@lycos.co.kr

 

▲ 저금통장을 털어 ’교과서왜곡 항의 항일단’의 일원으로 참가했던 김미수(서울신성초4년) 어린이.

 

ⓒ2001 민족문제연구소

일본의 총리는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강행했다. 교과서 왜곡에 대한 사과표명이 전혀 없이 이뤄진 이 행위는 광복절에 건넨 고약한 선물이었다.

 

한국 정부는 독립군 토벌에 앞장 선 일본군 장교출신 박정희 전대통령(일본명·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을 기리기 위한〈박정희 기념관〉건립 지원을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하고 있다.

 

DJ정부는 또 대표적 친일문인으로 지목된 미당 서정주 시인이 사망하자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으며 언론은 그의 죽음을 미화한 대서특필로 도배했다. ’친일시인’이 합법적인 ’국민시인’으로 둔갑된 것이다.

 

이 틈을 타고 수구언론으로 지목된 중앙일보사는〈미당문학상〉을 제정했다. 이와 함께 민족정신의 토양이 되어야 할 문학계가 수구언론과 친일세력에 휩싸여 위협받고 있으나 대개의 지식인과 문학인들은 담합행위를 하듯이 침묵과 궤변으로 이 상을 지원하고 있는 형국이다.

 

56번째 광복절은 이렇듯 친일의 태극기를 펄럭이며 다가오고 있다. ’반민특위’가 강제 해체된 이래 끊겨진 민족정기를 어렵게 살리며 설립된 민족문제연구소(www.minjok.or.kr소장 한상범)는 친일세력에 둘러 쌓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연구소가 친일청산과 민족화해를 목적으로 추진 중인〈민족문화재단〉은 예상보다 진전이 더디다. 친일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위해 분단이래 최초로 제작 중인〈친일인명사전〉은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심후보 시인에게 띄우는 8.15 민족양심 회복촉구 편지

 

나라 안팎에서 친일세력과 극우세력이 활개를 치고 있는 가운데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이〈미당문학상〉본심후보에 오른 10명의 시인에게, 시인의 양심과 민족정신을 회복할 것을 호소하는 편지를 썼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지역연대가〈미당문학상〉반대를 결정한데 이어 이들 회원들이 시인들에게 수상 거부를 호소하는 글을 보낼 예정이어서 수상자 선정에 바쁜 신문사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김명인 시인 등 본심후보 10명의 경력을 회원에게 이미 보낸 민족문제연구소는 회원들로부터 15일까지 편지를 접수받아(anti516@naver.com) 일괄적으로 작가들에게 보내기로 했다.

 

이 연구소 회원 김봉진(48·한양대 국문과 강사)씨는 수상거부 호소편지를 통해 "미당문학상을 받는 행위는 미당을 찬양한다는 뜻이 담게 된다"며 수상거부 동참을 촉구했다. 다음은 김 씨의 편지 전문이다.

 

미당문학상 후보에 오른 선생님께

 

상을 받는 것은 자신이 하는 행위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준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상의 이름은 그 사람을 대신하여 그 상을 준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미당은 친일과 독재행위에 동조함으로써 우리 민족 정신을 크게 훼손한 책임을 진 문인입니다. 그의 시적 언어 표현이 뛰어나다고 해도 그 속에 올바른 정신을 담고있지 않는 한 한낱 세련된 기교에 불과할 뿐입니다.

 

올바른 민족정신이 담기지 않는 문학은 그 민족의 문학으로서 존재할 가치가 없습니다. 술 파는 작부의 얼굴이 아름답고 말이 세련되었다고 해도 이는 근본적으로 돈을 벌기 위한 화장술에 불과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미당의 행실을 긍정한다는 것은 미당의 친일과 독재자에 대한 아부를 긍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다양한 수식으로 치장한다고 해도 미당문학상을 자랑스레 받는 행위는 결국 미당의 문학행위를 인정하고 찬양한다는 뜻을 담게 되기 마련입니다.

 

노벨상마저 거절했던 프랑스 문학자들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이제 선생님처럼 우리 문학에 대해 일정부분 책임을 진 분들도 우리 민족의 올바른 정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야 될 때라고 봅니다.

 

우리는 선생님께서는 현명하게 선택하시어, 선생님께서 설혹 미당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시더라고 과감하게 거절하시기를 빕니다.

 

또한, 이 연구소 회원인 김미수(서울 신성초교 4년) 어린이는 편지에서〈미당문학상〉을 "민족반역자를 기념하는 문학상이다"고 규정했다.

 

이 어린이는 본심후보에 선정된 시인들에게 "서정주 문학상을 받기를 기다린다면 아저씨들은 시인으로서의 자존심도 한국사람으로서의 양심도 저버린 민족반역자의 추종자로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섬뜩하게 경고했다.

 

그리고 "시인 아저씨들은 아들딸에게 서정주처럼 민족을 배반해도 시만 잘쓰면 괜찮다고 가르치지 않겠지요"라며 물으면서 "시인아저씨들을 존경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문학상후보 거절을 호소했다.

 

김미수 어린이는 지난 7월 일본의 교과서왜곡문제를 따지기 위해 방일단의 일원으로 참가했다. 이때 저금통장을 털어서 방일비용을 마련하기도 한 이 어린이는 민족문제연구소의〈미당문학상〉반대 항의집회에 참석하는 등 민족문제에 대단한 관심을 가진 여학생이다.

 

다음은 김미수 어린이의 편지 전문이다.

 

김미수 어린이가 미당문학상 본심 후보시인들에게 보낸 편지 ⓒ 조호진

존경하는 시인아저씨들께

 

안녕하세요?

저는 신성초등학교 4학년 4반(서울 관악구)에 다니는 김미수라는 어린이로 민족문제연구소 회원이기도 합니다.

 

10명의 유명한 시인 아저씨들이 중앙일보에서 주는 문학상후보로 추천되셨다고 들었습니다.문학상을 받게 되면 상금도 30,000,000원을 받게 된다고 들었습니다.

 

한용운 선생님 같은 민족 지사님들을 기념하는 문학상후보가 되셨다면 아저씨들 이름이 더욱 빛날 수 있었을 텐데 서정주같은 민족반역자를 기념하는 문학상이라서 아쉽습니다. 마치 서정주 문학상 후보아저씨들은 민족반역자를 지지하고 추종하는 시를 잘 써서 민족반역자를 기념하는 문학상의 후보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시인아저씨들! 민족반역자 서정주 문학상후보를 멋있게 거절하세요.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 목숨을 지키는 것보다 더욱 값진 일이라고 배웠습니다. 돈에 눈이 멀어 서정주 문학상을 받기를 기다린다면 아저씨들은 시인으로서의 자존심도 한국사람으로서의 양심도 저버린 민족반역자의 지지자로 추종자로 비판을 받을 것입니다.

 

저는 아직 10세도 안된 어린 나이이지만 일본의 역사왜곡을 항의하러 저금통장을 털어서 지난 7월 12일에는 일본의 국왕한테 역사왜곡 항의편지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그 일본에 충성한 민족반역자 서정주의 문학상을 중앙일보에서 준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화가 나서 7월 22일에는 중앙일보 앞에서 민족반역자문학상 제정을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하였습니다.

 

시인아저씨들은 아들딸들에게 서정주처럼 민족을 배반해도 시만 잘 쓰면 괜찮다고 가르치시지는 않겠지요. 시인아저씨들을 존경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2001년 8월 14일 신성초등학교 4학년 4반 김미수 올림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30) 사무국장은 14일 "본심에 오른 10명의 시인에게 어렵고 곤혹스럽겠지만 시인의 양심을 걸고 〈미당문학상〉 수상을 거부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하겠다"면서 "역사와 정의가 바로 서는 시대가 온다면 〈미당문학상〉수상 경력은 분명히 불명예스러운 이력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짤라 말했다.

 

이와 함께 연구소는 22일부터 중앙일보 정문 앞에서〈미당문학상〉반대를 위한 1인 시위를 전개할 예정이어서 문학상을 둘러싼 진통이 문단 안팎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 서대문형무소에 전시중인 미당 친일경력 전시물.

 

ⓒ2001 김승현

 

[이어진 이전 기사]

<미당문학상> 적극 반대하기로 결정...

 

 

다음은 민족문제연구소가 회원들에게 보낸 〈미당문학상〉본심에 오른 시인 10명의 경력이다.

 

김명인

1946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났다. 1969년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고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시단에 데뷔한 그는 시집으로 <동두천>(1979) <머나먼 곳 스와니>(1995) <물 건너는 사람> <푸른 강아지와 놀다>(1994) <바닷가의 장례>(1997) <길의침묵>(1999) 등을 발표했다. 김달진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동서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고재종

1957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났다. 1984년 실천문학사의 신작시집『시여 무기여』에「동구밖집 열두 식구」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하였으며, 1993년 신동엽 창작기금과 1997년 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계간『시와사람』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시집으로는『바람 부는 솔숲에 사랑은 머물고』『새벽 들』『사람의 등불』『날랜 사랑』『앞강도 야위는 이 그리움』이 있으며, 산문집으로『쌀밥의 힘』『사람의 길은 하늘에 닿는다』등이 있다.

 

김혜순

건국대학교 국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문학박사)했다. 197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에 입선했으며, <문학과 지성>으로 시인 데뷔했다. 현재는 서울예술전문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또다른 별에서』『아버지가 세운 허수아비』『어느 별의 지옥』『우리들의 음화』『나의 우파니샤드, 서울』『장미의 이름으로 떠나는 작은 여행』『마음속의 잉카』가 있으며, 논문으로는『김춘수와 김수영 시에 나타난 시간의식의 대비적 고찰』『허균 한문소설의 특성 연구』『김수영 시 연구』등이 있다.

 

나희덕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고 제17회 김수영문학상을 받은 시인이다. 저서로는『뿌리에게』『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그곳이 멀지 않다』『어두워진다는 것』『반통의 물』이 있고, 역서로는『조각이불』등이 있다

 

송수권

1940년 전남 고흥 출생.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으며, 「문학사상」신인상에 ’산문(山門)에 기대어’등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60년대 초반 이후 오랜 동안 남해안 일대 도서지방에서 교사로 활동해 왔다. 1988년 소월시 문학상, 1993년 서라벌문학상, 1996년 김달진 문학상, 1999년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 객원교수로 있다.

 

정진규

1939년 경기 안성에서 출생했다.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196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한국시인협회상·월탄문학상·현대시학작품상을 수상하였다. 시집으로 <마른 수수깡의 평화>, <有限의 빗장>, <들판의 비인 집이로다>, <매달려 있음의 세상>, <비어 있음의 충만을 위하여>, <연필로 쓰기>, <뼈에 대하여>, <별들의 바탕은 어둠이 마땅하다>, <몸詩> <알詩> 등이 있다. 현재 <현대시학> 주간이며, 한양여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현종

1939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현대문학>에 ’화음’, ’독무’ 등이 추천되어 등단했으며 첫 시집 <사물의 꿈> 이후 <고통의 축제>, <나는 별아저씨>,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한 꽃송이>, <세상의 나무들> 등의 시집과 <날자 우울한 영혼이여>, <생명의 황홀> 등의 산문집을 냈다. 한국문학작가상, 연암문학상, 아산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있다.

 

최하림

1939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김현, 김승옥, 김치수 등과 함께 「산문시대」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196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이후 전남일보 논설위원으로 재직하다가 그만두고 2000년 현재 충북 영동의 자택에서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우리들을 위하여>, <작은 마을에서>, <겨울 깊은 목소리>, <속이 보이는 심연으로>, <굴참나무 숲에서 아이들이 온다> 등이 있으며, 시선집으로 <사랑의 변주곡>, 미술에세이 <한국인의 멋>, 김수영 평전 <자유인의 초상> 등을 발표했다.

 

허만하

1932년 대구 출생.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의학박사(병리학)이며 부산 고신대 의대 교수로 정년 퇴임하였다. 1957년 <문학예술>지의 시 추천으로 등단, 1962년부터 <현대시> 동인으로 활동하였다. 첫 시집 『해조』이후 30년 만에 펴낸 두번째 시집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로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 있으며 이 시집으로 제1회 박용래문학상, 2000년 한국시인협회상을 수상했다. 일본에서 출간된 시선집 『동점역』외에 산문집으로『부드러운 시론』이 있다.

 

황동규

1938년 서울 출생. 서울대 영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 영국 에딘버러 대학, 미국 아이오와 대학, 뉴욕 대학에서 수학했다. 1958년 『현대문학』추천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어떤 개인 날』『비가』『악어를 조심하라고』『풍장』『버클리풍의 사랑노래』등 11권의 시집과 산문집『겨울 노래』 등을 냈다. 현대문학상, 연암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서울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2001/08/14 오후 6:36:51 ⓒ 2001 OhmyNews  



68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