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8/29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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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08-14 ㅣ No.4363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8/29 토요일

 

여자에게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마태 11,11). 예수님의 이 말씀처럼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에 앞서서 그분의 길을 닦고 준비한 위대한 예언자입니다. 이러한 요한은 헤로데 임금의 불륜을 책망하다가 헤로데의 아내 헤로디아의 간계로 순교하셨습니다(마르 6,17-29 참조). 세례자 요한의 수난과 죽음을 기억한 것은 4세기 무렵 그의 유해가 있던 사마리아의 지하 경당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는 세례자 요한의 삶과 억울한 죽음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그의 죽음을 앞당기게 된 사건, 헤로데가 그의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를 자기 부인으로 취한 것에 대해 세례자 요한이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마르 6,18) 라고 수차례 간언하자 눈에 가시처럼 여기게 됩니다.

 

헤로데 왕의 생일날 헤로디아의 딸이 왕과 손님들 앞에서 춤을 추어 분위기를 띄워주자, 왕은 그 딸에게 무엇이든지 들어주겠다는 무책임한 약속을 하게 되고, 그 딸은 어미에게 달려갔고, 그 어미는 그 기회를 잡아 세례자 요한을 죽여달라고 청하게 합니다. 그러한 청을 거절할 만큼의 의식도 없는 헤로데왕은 그동안 감옥에 가두어두었던 세례자 요한의 목을 베어 죽입니다.

 

우리는 세례자 요한의 이 끔찍하고 허망한 죽음 앞에서 주님의 진복팔단을 기억합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10) 주님께서 기억하시고 갚아 주시길 희망합니다.

 

우리는 독립운동을 하면 삼대가 망한다.”는 아이러니하고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상의 모순과 허상을 바라보면서 자라왔습니다. 누군가가 나 대신 해결해 주기를, 누군가가 나를 대신하여 희생해주기를 바라면서 또 누군가가 나를 대신해서 희생하고 해결해 준 것에 대한 고마움과 적절한 보상과 답례도 없이 오늘의 내 인생이 내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착각하고 치부해오며 살아온 내 부끄러운 삶의 궤적을 바라보면서 속으로 더이상 이래서는 안 된다.’를 되새기게 됩니다. 나를 위해 수고하고 희생해주신 부모님과 오늘의 우리가 있게 해 주신 의사, 열사, 공직자, 의인,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몫을 다한 무수한 영혼들에게 감사드리며, 나도 이름이 나지는 않더라도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나의 참되고 성실하며 진솔한 삶과 노력으로 누군가에게 기여할 수 있기를 다짐해 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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