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연진,Have you got 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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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이 [pear] 쪽지 캡슐

1999-12-27 ㅣ No.1955

언제인가 부터 나에겐 또 다른 꿈이 하나 더 생겼지.

결혼하기 전엔 엘리야와 극장 꽤나 다녔다고 자부하지만,

사실, 아이들 낳구 집안일 하다 보니까

극장에 가는 일이라곤 뮬란이나 타잔 정도...

어쩌다 비디오를 빌려다 보는 날엔 보다가 졸기 일쑤여서

최근의 영화를 잘은 알지 못하는 편이었었는데

성물방일을 하다보니까

너무 오랫동안 주인을 잃고 방치되어 있는 비디오들이 한심해서

비디오 관리일을 자청하게 되었었구,

그러다가 몇개월 전부터 청계천에가서 비디로를 구경하고 구입하는 일이 너무 즐거운 일상이 되어 버려 갖게 된 그림이 생겼었어,

그건 You,ve got mail 에 나오는 것 같이 이쁜 샵에

엄선된 좋은 책과 비디오를 구비해 놓구 판매, 대여하는 꿈같은 벅참이었지.

청계천에 가서 무겁게 비디오를 구입해 오는 날엔

마치 겨울 준비로 연탄을 장만해 두고 넉넉해 지던 오래전 어머니들의 마음이랄지,

아니면 내가 중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반아이들의 회수권(버스탈 때 내던 코인 말구 종이로 된 것) 을 신청받아가지구선 서무실에서 수백장의 회수권더미를 받아올 때의 뿌둣함 같은 느낌이,

내 것은 아니지만 비디오를 사가지고 온 날의 그것과 비슷하지 않을까하며

이렇게 행복해 질 줄 정말로 몰랐었지.

그런데 연진이가 도와주겠다고 하니

요즘 정신없이 바쁘다보니까 새 비디오 구입하는 일에 소홀해 지던 차에 그야말로 굿뉴스같았었어.

전에 있던 성물방은 장소도 협소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주임신부님과 두분 신부님의 적극적인 배려가 뒷받침하고 있으니

우리 이런 호기에 좋은 비디오 열심히 사다 모으자.

조만간에 비디오 목록을 같이 점검해 보구 빠진 아쉬운 것들이 있으면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다 줄 수 있다면 정말루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우리 본당에 비디오 매니어들이 그리 많지 않아서 수지타산이 전혀 맞지 않지만

그래두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나에게 커다란 기쁨이기도 하지

그리구 동지를 만나게 되서 더욱 기쁘고........

 

보내준 메일 잘 받아 보았구,

조금 전에 위와 같은 내용의 메일을 보냈는데

Default신호가 떠서 게시판에 올린다.

 

같은 띠의 까마득한 후배라서 더 마음이 가는 old 청년,

ㅎㅎ 미안!

어쩌면 관심사의 공통분모가 남달리 클 것같은 느낌이 드는데...

내가 꾸는 파란 샵의 꿈에 동참에 보지 않을래????

 

                                     배나무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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