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2005년 운영평의회 야유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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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석 [ryu4337] 쪽지 캡슐

2005-05-20 ㅣ No.4223

 

5월중순의 오후3시경

샛별해수욕장은 바람이 제법 시원하고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을정도로 한산하였다.

우측으로는 긴모래사장이 타원형으로 형성되있고 좌측끝으로는 조개껍질과

굴껍질이 덕지덕지 붙은 바위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잘알려진 해수욕장이 아니어서인지 모래사장은 영롱한 진주들을 모아놓은양,

태초의 신비를 간직하듯 맑았고 그위에 밝은 햇빛이 비춰 일제히 반짝거렸다.

잔잔한 파도에 너울이 일고 그위로 햇빛이 반사되 묘한 청자빛을 내며

반짝이는 은모래와 환상적으로 어우러졌다.  

뼛속까지 시원한 파도가 밀려와 발을 간지러주었다.

맨발차림의 주임 신부님은 홀로 고독을 음미하며 은색의 모래사장을 걷고있었다.

살랑거리는 봄 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리며 멀리 수평선을 지켜보던 신부님은

문득 담배 한개비를 꺼내물고 불을 그었다.

"무엇을 저리 골똘히 생각하고 계신걸까?"

백사장을 즈려밝고 가던길을 계속 걷다가 또다시 멈춰 바다를보고....

신부님주위로  한쌍의 갈매기가 날아왔다 사라지고 그분의 지나간 길엔 패인

두개의  발자욱이 주욱 이어져있었다.

주임신부님앞  50여미터에 한쌍의 젊은부부가 활짝 웃으며 뛰어왔다.

이규영 안드레아형제 부부였다.

자매님은 앞에 달리면서`날 잡아봐라'소리치고 형제님은 잡는 시늉을 하며

쫒아오고...

그러고 두사람은 사이좋게 팔짱을 끼고 오후의 선선한 햇빛을 받으며

다정스레 신부님께 다가와 꾸벅인사를 했다.

신부님께서는 두사람이 보기좋았던지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셨고

이규영안드레아부부는 만면의 미소를 머금은채 어깨동무 포즈를 취했다.

 

  

식사한지 얼마되지않아 닭바베큐와 닭도리탕파티가 마련됐다.

임기수요셉,이규영안드레아형제등이 열심히 숫불 바베큐에 굽는다고

하긴하는데 이건 굽는게 아니라 거의 대부분 태우고있었다.

양해명베드로형제가 끝없이 피어오르는 하얀연기를 손으로 내저으며

고기를 바짝 태우면서 왈..

"숫불로 닭바베큐하는것이 쉬운일이 아닌게벼

원시인 형제님을 이리 스카우트했어야하는데.."

비교적 상태가 좋은 고기를 골라 탄부분을 손질한다음  고스톱치는 신부님과

아삐아노 회장께 갖다드렸다니 입주위에 검정 그을음을 묻히면서 맛나게도 드셨다.

신부님께서는 오늘 고스톱 일진이 좋지않아서인지 연달아 싸기만하시고

운영평의회회장도 말로는 오늘 일당 번다고는 하시지만 영 성적이 신통치

않은것 같다.

ME대표인 김해성프란시스코형제는 고스톱은 제일 신나게 치시는것같은데

초반부터 일기시작하더니 급기야 감사헌금 봉투에서 10000원짜리가 한장씩

한장씩 기어나오는 것있었다. 

"신부님 이거 감사헌금인디 다 나가네요.... 이를 어째요?"

"다시 헌금하면되요"

고스톱룰도 잘 모르고 너무 서툴러서 분위기 깰까  마다하던 젤뚜르다 부군 형제는

조용히 상대편에 쓰리고에 피박까지 먹이며 야금야금 판돈을 먹어들어가 결국

그날의 위너가 됐다.

운영평의회회장이 화장실간사이 대타로 나섰던 이규영안드레아형제가

한판에 2만원을 얻어맞는 대형사고(?)를 저질러 복귀하는 아삐아노형제를

피해 슬그머니 바베큐숫불 가마로 되돌아갔다.

바베큐굽느라 여념이없는 이규영안드레아,임기수요셉형제께 소주한잔씩 따라주고

한잔받아 주욱 들이켰다.

형제님과자매님들이 뒤석여 술은 술을 부르고  안주는 안주는 불러 비록 많이

그을린 바베큐지만 금새 동이나 버렸다.  

야고보형제는 우람한 웃통을 벗어던지채 닭을 큼지막하게 썰어 집어넣고

각종야채와 양념을 넣은다음 큰 국자를 좌에서 우로 힘껏 저어댔다.

붉은 닭도리탕국물이  이리저리 출렁댔고 빠글빠글 끓는 소리와 닭고기의

독특한 냄새가  어우러져 절로 식욕이 들게끔했다.

햇빛에 어깨가 그을리고 얼굴에 땀방울이 맺히자 야고보형제의 자매님과 딸이

수건과 물을 갖다주는, 그모습이 매우 정겨워보였다.

술도 어느정도 올라오고 해변의 풍경도 너무도 아름다와 나도 고독을 씹으려고

모래사장으로 나가려하는데 문득 많이 듣던 노래가 들려왔다. 

"청춘은 돌려다오~"

옆자리에 놀러온 나이 지긋한 어른들에게서 들려온 노래인데 아는 노래가 그것

하나인지 그 노래만 불렀고  아는 소절이 그 소절뿐인지 그가사부분만 부르는

것이었다.그것도 쉬지않고 계속해서....

적어도 우리가 버스에 탑승하여 떠날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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