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사순 제5주간 토요일 ‘22/04/09 미사의 영성 5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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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3-19 ㅣ No.4985

사순 제5주간 토요일 ‘22/04/09

미사의 영성 5 말씀 전례

성서의 말씀이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다

 

 

말씀 나자렛에서 희년을 선포하시다(루카4,16-22)

4 16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자라신 나자렛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경을 봉독하려고 일어서시자, 17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가 그분께 건네졌다. 그분께서는 두루마리를 펴시고 이러한 말씀이 기록된 부분을 찾으셨다.

18"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19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20예수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 시중드는 이에게 돌려주시고 자리에 앉으시니,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의 눈이 예수님을 주시하였다. 21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22그러자 모두 그분을 좋게 말하며,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였다. 그러면서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 하고 말하였다.

 

 

나눔

복자 안트완 슈브리에 신부는 자신의 사제 서품 10주년을 맞은 성탄절날 구유 앞에 꿇어앉아 육화의 신비를 묵상하다가, "나는 지금까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나름대로 열심히 일해 왔지만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하지 않는 한 아무런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라고 했습니다. 누구나 열심히 그리고 충실한 신자가 되기를 원하지만, 또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기를 원하지만 무조건 열심히 일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닙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그리고 그분의 뜻대로 하여야만 주님의 일이 되는 것이고, 열매 맺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도 "내가 스스로 말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 친히 나에게 명령하셨기 때문이다. 나는 그분의 명령이 영원한 생명임을 안다. 그래서 내가 하는 말은 아버지께서 나에게 말씀하신 그대로 하는 말이다."(요한 12,49-50) 라고 하셨습니다.

 

미사 중 말씀 전례에서 우리가 듣는 말씀은 주님의 말씀이며, 이 말씀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요한 12,50) 주시는 주님, 바로 그분 자신이십니다. 우리에게 영원한 말씀을 주는 이 말씀을 복음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우리에게 길을 가르쳐 주는 기쁜 소식입니다.

 

말씀을 통해 주님이 어떤 분이시고 무엇을 어떻게 하기를 바라시는지 알게 되고, 복음의 삶 속에서 주님을 만나게 해줍니다. 그리고 이 주님의 말씀인 복음은 힘을 가지고 우리를 활동에로 이끕니다. 복음의 말씀은 우리 안에 머물러 계심에 만족하지 않고 우리로 하여금 가난한 이들에게 나아가도록 합니다. 아울러 이 복음은 주님의 말씀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어느 한 개인의 삶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하여 공동체 모두에게 내려지는 축복으로 이어지고 확산됩니다.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루카 1,48.55)

 

우리는 말씀 전례에 관한 말씀을 루카 복음 416절에서부터 22절까지 나오는 '나자렛에서 희년을 선포하신 예수님' 기사에서 발견합니다. 이 기사는 예수님 사명에 관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루카 4,18ㄱㄴ) 복음은 참으로 주님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들에게 내려진 주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주님은 밤을 새워 일해야만 하는 목동들(루카 2,8)에게, 또 현실이라는 이 세상의 한계를 넘어 하늘로부터 구세주가 오시기를 별의 움직임을 바라보며 기다리던 동방박사들(마태 2,2)에게 오신 하느님의 말씀이십니다.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요한 1,11)"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4)

 

예수님께서는 열 두 사도를 파견하시면서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마태 10,6)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분은 자신이 가난한 이들에게 가는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르 2,17) 또한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루카 19,10)고 잘라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 복음은 오늘 우리 인생의 고비와 여정 중에서 길을 찾는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하늘나라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 그러므로 우리는 미사 때 하늘나라에서 울려 퍼지는 주님의 말씀을 통해 "길이요 진리요 생명"(요한 14,6)이신 주님 자신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하는 이 말씀은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루카 4,18)하게 됩니다. 마리아의 노래를 보면, 가난한 이들에게 가난하기 때문에 오는 모든 어려움에서 해방되리라는 희망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가졌다는 사실 때문에 돈이나 물질 외에는 다른 것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살아가는 부유한 이들에게는 물질과 물질적인 풍요에 자신을 의지하려는 허구적인 보호막과 안전망에서 해방되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루카 1,50-53) 이러한 해방의 선포는 물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모상을 지닌 인간이 승리하리라는 것을 알리는 산상설교에서 더욱더 명쾌하게 드러납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루카 6,20)

 

우리는 실제로 이러한 해방이 예수님를 만난 예리고 지방의 세관장 자캐오에게서 이루어지는 것을 봅니다.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저이가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루카 19,7-9) 부활하신 주님을 보고서야 믿는 토마에게 당신 상처를 보여 주시자 토마는 자신의 자연적 이성적인 사고로부터 해방되어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요한 20,28)하고 대답하게 됩니다.

 

말씀은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루카 4,18)합니다. 주님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6)고 하심으로써 영원한 생명에로 이르는 길이 바로 당신이라고 선포하십니다. 그리고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요한 14,9; 10,30)라는 말씀을 통해 당신의 길은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이며, 당신께 나아가는 길이 아버지께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하십니다. 또한 그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루카 11,28)고 하시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지켜야 한다고 알려주심으로써 영원한 생명에로 나아가는 길을 보도록 하십니다. "그들이 죄에 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은 나를 믿지 않기 때문이고, ……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요한 16,9.13; 10,27-28)

 

이렇게 생명에로 이르는 길을 당신 자신의 생애를 통해 제시하십니다.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주님을 따른 제자들과 달리, 어려서부터 십계명을 다 지켰고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행복하거나 자기 삶의 만족을 느끼지 못한 부자 청년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자신의 부족을 보게 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셨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나 그는 이 말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물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마르 10,21-22) 이와 연관하여 "나는 이 세상을 심판하러 왔다. 너희가 눈먼 사람이었으면 오히려 죄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너희가 '우리는 잘 본다.' 하고 있으니, 너희 죄는 그대로 남아 있다."(요한 9,39.41)고 하심으로써 단순히 눈이 먼 사람을 고쳐 보이게 해주시는 것을 너머 영적으로 눈을 떠서 영원한 생명을 향한 진리의 길을 보도록 하십니다.

 

말씀은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루카 4,18) 냅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살 수 없도록 짓누르는 위협과 제한 앞에서 주님의 말씀은 그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살 수 있도록 해줍니다.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는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1-32) 실제로 예수님은 당신 자신이 죽음의 공포 앞에서 아버지의 뜻을 확인함으로써 자유롭게 십자가를 선택하여 지시게 됩니다. "아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것을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하십시오."(마르 14,36) 주님은 일찍이 베드로에게 말씀이신 주님을 믿음으로써 무서움과 그로 인한 혼란에서 헤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셨습니다. "거센 바람을 보고서는 그만 두려워졌다. 그래서 물에 빠져들기 시작하자,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하고 소리를 질렀다. 예수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고,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하고 말씀하셨다."(마태 14,30-31)

 

이렇게 주님은 주님의 말씀을 듣는 이들에게 그 "말씀을 이루심"(루카 4,21 참조)으로써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루카 4,19)신 아버지의 명을 완성하십니다. 주님 친히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요한 14,15)하셨고,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요한 14,23)하십니다. 그러므로 은총으로 말미암아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현상인 주님과의 일치는, 말씀을 받아들여 실천함으로써 이루어진다고 알려주십니다. 일찍이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3.45)이란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자기 생애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으로 받아들이고 그 말씀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주님은 또한 그 말씀을 이루게 해주시고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해 주십니다. 그럼으로써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하시며,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루카 5,10)하신 대로 그 말씀을 이룰 힘을 주십니다.

 

아울러 주님과의 완전한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 말씀을 이룰 힘을 우리는 성체성사에서 얻게 됩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요한 6,35.57) 그리고 성령께서는 우리가 말씀을 통해 주님의 뜻을 알고 성체성사를 통해 주님과 일치하여 그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우리와 함께 하시면서 우리를 이끄십니다.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다.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요한 14,16.26)

 

이렇게 우리는 말씀 전례를 통하여 성찬 전례에 들어갈 준비를 하게 되고 주님의 길을 찾아가게 됩니다. "성경은 그리스도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구원을 얻는 지혜를 그대에게 줄 수 있습니다. 성경은 전부 하느님의 영감으로 쓰인 것으로, 가르치고 꾸짖고 바로잡고 의롭게 살도록 교육하는 데에 유익합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사람이 온갖 선행을 할 능력을 갖춘 유능한 사람이 되게 해 줍니다."(2티모 3,15-17)

 

 

성찰

시몬 베드로는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요한 6,68-69) 라고 고백했습니다. 우리도 주님의 말씀에 우리 인생을 걸 수 있습니까?

"이것들을 기록한 목적은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20,31) 라고 요한 사도는 말했습니다. 주께서 주시는 생명을 얻고 싶으십니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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