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겨울나그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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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석 [ryu4337] 쪽지 캡슐

2011-01-10 ㅣ No.10793

2010년 12월중순

저물어가는 세모를 아쉬워하듯 창문밖에는 함박눈이 어지럽게 흩날리고 있고

행인들은 종종걸음으로 가던길을 재촉하고 있다.

핸드폰벨이 올려 받아보니 전혀 뜻밖에도 묘령의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것은 곧바로 그겨울의 추억속으로 빠져들게했다.

"선배님 현미예요"

"현미?누구시더라!!"

"중문과 85학번 이현미예요!!"
아항!!”

90년 대학졸업식후 그때 그 술집에서 한잔한다음 거의 소식을 모르고 지내다

20여년만에 걸려온 전화이니 한편으로는 매우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망각의 세월속의 묻혀있던 안타까운 추억들이 아련히 되살아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

"규천이 소식을 알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전화상으로는 얘기하기 어렵고 이번주 토요일에 대전에 내려가니...

그때보자!!어디서 만날까?"

"그 술집요!!그때 그겨울에 자주 갔던..."

"글쎄다 그집이 아직도 있겠냐??"

그녀와의 전화를 끊고 창밖을 내려다보니 방금전의 함박눈은  진눈개비로 변해

마음을 더욱 어지럽게했고 행인들의 발걸음이 뜸해진 인도는  한껏 머금은 물기로

점차 흥건해지고 있었다.

"후!!어디서부터...어떻게 얘기를 해야하나?!"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의 애잔한 선율속에  은근히 생각나는

담배 한개비의 욕구를 겨우 억제하며 그옛날 그겨울의 그술집의 아련한 추억속으로

깊게 빠져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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