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겨울나그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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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석 [ryu4337] 쪽지 캡슐

2011-01-14 ㅣ No.10800

대학교 3학년때인 1985 겨울..

땅거미가 드리워지기 무섭게 술집문을 요란하게 열어젖히는 순간 먼저 와있던 술친구

규천이옆에 첨보기에도 앳되보이는 여학생이 눈에 띄웠다.

"누구셔?!"

"!지난번 얘기했던 제친구 현미예요!"

"현미?앉아 앉아!!내가 선배이니 말놔도 되지?"

""

갸름하고 작은 얼굴에 볼우물이 움푹 파이면서 웃을때 가지런히 드러내는

흰이가 유달리 귀엽다는 느낌이 저절로 들게했다.

"엄니!!여기 막걸리 두병과 깎두기 한접시!!그라고 국수국물좀 주슈!!"

"좀 다른것도 시켜봐!!"

"킥킥!! 나중에 돈별면 여기 안주 다 시킬게!!!"

얼굴에 약간 곰보자국이 있는 아줌마는 인상을 약간 찡그리면서 두툼한 손으로

깍뚜기를 가득내왔고 막걸리 2통을 툭 던지듯 내려놓았다

"어여!한잔씩 혀!!차린건 매우 많지만.."

"선배님 아주 재밌어요!!!"

"그려!!내가 한이빨하지 뭐!!비록 실없지만..."

펄펄 내리는 함박눈을 바라보며 탁배기를 주욱 들이키니 입에서는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왔고  두 청춘남녀의 닭살스런 행동을 바라보며 깎두기를 입에 털어넣으니

식도가 짜릿해지면서 온몸에 전율이 일어났다.

"먼노므 깎두기가 이리 쉬어!!!화장실좀 갔다올께!!"

화장실에 가는척하다 슬쩍 카운터에 들러 계산을 하려는데 땡전한푼없어 우물쭈물하니

곰보 아줌마가 인상을 찡그리며 소리를 버럭질렀다.

"또 외상이야!!"

"분명히 있었는데...집에서 책값받으면 갚을테니..."

"알았어!!"

"그나저나 쟤들 한쌍의 바퀴벌레처럼 이쁘죠?!"

"좋을때다!!근데 진석이 학생은 여자친구없어???"

"갈께요!!쟤들한테 돈받지마요!!추가시키는 것도.."

카운터쪽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을 의식해 뒷문으로 빠져나와 하얀눈이 높게쌓인

널다란  논두렁을 걸어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다 그만 살얼음이 진 웅덩이에 발한쪽이

빠지고 말았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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