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겨울나그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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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석 [ryu4337] 쪽지 캡슐

2011-01-21 ㅣ No.10807

현미를 막걸리집에서 만난것은 그로부터 수삼일후였고 그날도 오전엔 잔뜩 날씨가

흐렸다가 오후에는 함박눈이 펑펑내렸다.

"올해에는 유난히도 눈에 많이 내리는걸보니 좋은 일이 많이 생길건가보다!!"

"선배님도 좋은일 많이 생기세요!!"

까만 반코트에 짧은 청치마를 받쳐입은 그녀는 함박 얼굴에 미소를 머금으며 막걸리잔을

슬며시 들었다 내려놓으며 밖의 흰눈을 바라보더니 어린아이처럼 손뼉을 쳤다.

"선배님 눈이 너무 아름다워요!!!"

"그래 좋긴좋다!!"

너무도 활달한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니 죽상을 한 규천이의 얼굴이 스쳐지나면서

어떻게,어디서부터 말을 해야할지 곤혹스러움에 연달아 막걸리 잔을 들이켰다.

"선배님 저한테 무슨 할말있으세요???"

"......."

"규천이때문에 그러시죠??"

"그래!!"

"규천이와는 좋은친구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니들 좋아하지않나???"

"아뇨!!자꾸 규천이가 귀챦게해서 죽겠어요!!"

너무 어리고 마음이 너무 약해요!!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이도 많고 강했으면 좋겠어여!!"

현미는 눈을 또렷이 뜬체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곤혹스러움이 깊어지며 애궂은 술잔만 거푸 축내고 말았다.

"선배님 우리 밖에 나가요???"

"우리??"

고개를 갸웃하며 곰보아줌마에게 사정을 하고 있는데 창밖으로 두팔을 활짝 펼친채

흩날리는 함박눈속을 팔짝 뛰고있는 현미의 모습이 눈에 드리워졌다.

"니는 시방!! 참 좋기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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