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사순 제4주간 목요일 ’2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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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2-27 ㅣ No.4583

사순 제4주간 목요일 ’21/03/18

 

옛 말에 수심가지 인심난지’(水深可知 人心難知)란 표현이 있습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뜻입니다. 그런가하면, 말만 듣고서는 그 속내를 다 헤아릴 수도 없고 진위여부를 정확히 판가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을 쉽게 믿지 못하는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사람의 증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은 너희가 구원을 받게 하려는 것이다. 아버지께서 나에게 완수하도록 맡기신 일들이다. 그래서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이다.”(요한 5,34.36)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믿고 따르지 않아도, 예수님이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정치를 위해 표를 모으는 것도 아니요. 예수님께는 아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정작 백성들이 예수님의 밀씀을 받아들이지 않고 따르지 않으며 거꾸로 패망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라는 심기를 표현하십니다.

 

사람들은 정작 주 하느님의 말씀을 스스로 애써 구현하며 구원의 길을 걸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이루어질 수도 없는데도 간단하고 편해 보이는 길, 그리고 진리의 길이 아닌데도 그럴싸한 마사여구와 감언이설로 치장된 허상의 길에는 혹하여 그 길로 접어들려고들 합니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나를 위하여 증언해 주셨다. 너희는 그분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한 번도 없고 그분의 모습을 본 적도 없다. 너희는 또 그분의 말씀이 너희 안에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지 않기 때문이다. 너희는 성경에서 영원한 생명을 찾아 얻겠다는 생각으로 성경을 연구한다. 바로 그 성경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 와서 생명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 나는 사람들에게서 영광을 받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너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안다.”(37-42)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현세에서 허울좋은 영광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자리와 존재를 부각하고자 하는 이들을 허망하게 바라보십니다. 사람을 구원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람을 현혹하고 악의 구렁텅이로 빠져드는 길인지도 모르고 쫓아들어가는 사람들을 가련하게 여기십니다. “나는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왔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른 이가 자기 이름으로 오면, 너희는 그를 받아들일 것이다. 자기들끼리 영광을 주고받으면서 한 분이신 하느님에게서 받는 영광은 추구하지 않으니, 너희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43-44)

 

더군다나 사람들은 자신들이 인정한다고 여기는 의인들이나 명인들의 생애나 정신은 정작 따르고 실현하지 않으면서도, 그저 자신들이 그분들을 머릿속으로 알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신들이 구원되리라고 여기고 있는 착각 상황을 지적하십니다. “그러나 내가 너희를 아버지께 고소하리라고 생각하지는 마라. 너희를 고소하는 이는 너희가 희망을 걸어 온 모세이다. 너희가 모세를 믿었더라면 나를 믿었을 것이다. 그가 나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희가 그의 글을 믿지 않는다면 나의 말을 어떻게 믿겠느냐?”(45-47)

 

오늘 우리의 모든 잘못을 용서하시고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몸소 채워주시는 주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회개하고 주님 말씀을 우리의 일상에서 적용하고 실현하여 한 걸음 한 걸음 구원의 길로 나아갑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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