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5월은 가정의 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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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
계절의 여왕 5월 입니다.
5월은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전해 줍니다.
하지만 5월이 정녕 "가정의 달" 인가요.?
엇그제 어린이날은 어느 해와 다름없이 성황이었습니다.
거리에는 어린이와 그 손을 잡은 부모들로 넘쳐났습니다.
모두 행복해 보입니다. 축복받은 날이지요.
부모 자식간 사랑이 진하게 확인되는 날이니까요.
그런데 어버이날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언제부터인가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 이고 나이드신 우리의 부모
곧 어르신들은 "사회의 짐" 이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연말 공개된 한 논문이 밝힌 실상은 참으로 충격적이었습니다.
"부모 소득이 자녀와 만나는 회수에 미치는 영향" 을 조사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5개국 중 부모 소득이 낮을수록
자식이 부모를 찾는 일이 줄어드는 사회는 우리나라뿐 이었습1니다.
한마디로 "돈이 없으면 자식도 부모를 외면한다" 는 뜻입니다.
부모 소득이 1%늘면 1주일에 한번 자녀를 만날 가능성이 2배 높아
진다고 합니다. 그럼 다른 열네 나라는 ?
부모가 가난할수록 자식들이 더 자주 찾아 뵙는다고 합니다.
신문 방송의 뉴스에는 재산을 탐내 부모를 해(害) 하는 패륜,
자식에게 버림받아 쓸쓸히 살다 홀로 숨을 거두는 독거노인의 사연이
드물잖게 등장합니다.
지난해 6월 공개된 노인 학대 실태를 보면 1년 새 신고 건수가 11.6%
늘었습니다. 가해자로는 아들이 가장 많은 55.5%나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효(孝) 는 이미 화석(化石) 이 된 덕목인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내리사랑은 있지만 치사랑은 없다" 고 합니다.
보모가 자식을, 형이 아우를 사랑하는 건 당연해도 거꾸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사랑하기는 힘들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다는 아닐겁니다.
지금 늙고 병드신 부모는 나 어릴 적에 내 손을 잡고 어린이 날을 축하
해 주었습니다. 또 훗날에는 나 또한 오늘날 내 부모님처럼 늙고 병듭니다.
그렇습니다. 삶이란 별거 아닙니다.
나 어려서 부모님께 의지하고 부모 연로하면 장성한 나에게 의지하시고
나 늙으면 다 큰 자식에게 의지하는 겁니다.
이는 계절이 바뀌는 것과 다름없는 섭리입니다.
5월 8일은 "어버이날" 입니다.
그리고 5월은 "가정의달" 입니다.
ㅡ서울신문 ' 이용원 칼럼. 에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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