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소문과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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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숙 [hedbig] 쪽지 캡슐

2010-11-21 ㅣ No.10742

이사를 다니다 보니 새로운 성당에 적응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성격이나 능력과 적응력 등등의 개인적인 성향과 의지에 따라서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겠지요.
단체에 속하지 않고 반모임에도 참석하지 못하면 성당에 대해 정보조차 얻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다 보면 친분이 생기고 때로는 바람에 떠돌아다니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도 듣는 경우가 생깁니다.
확인하기는 힘들지만 결코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은 그런 이야기들....
대놓고 본인에게 확인하기 힘든 그런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들은 쓸모는 없지만 공동체의 기반을 이루는 주요한 요소이기도 할 것입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는 법은 없다는 말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귀 담아 들을 것도 없습니다.  현재 시점이 아닌 일은 듣고 잊는 것이 상책입니다.
 
또 다른 측면으로 본다면 교회마다 각각의 특성과 성향이 달라서 관행으로 굳어진 일들이 이상한 것을 지나서
잘못된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스도왕 대축일인 오늘 교중 미사에서 용서에 관련된 주임 신부님의 강론을 들으며 여러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용서라는 이름으로, 지속되는 잘못된 관행이나  의문점을  그저 지나는 것이 옳은 일일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의문을 해소하고 잘못된 관행에 대해서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옳을지에 대한 것도 그 중에 하나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니 용서와 사랑이 삶의 기반이 되어야 할 것은 확실하지만  그리스도
공동체나 신자 개인의 삶에는 그 바탕에 정직성과 공평함과 공정성이 더욱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어떤 단체이든 공동체이든 개인이든 한 때는 일가를 이루고 이름을 날리며 잘 될 때도 있겠지만
모래위에 지은 호화로운 집처럼 곧 사라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주님께서 오늘 우리의 무엇을 보시고 계신지를 생각한다면  그래서 한 개인으로서의 저는 늘 나 자신을 용서하는 일 부터 실천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면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다른 곳으로 화살을 날려야 할테니까요.
아무리 괴로운 일일지라도 내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를 깨닫는다면 해결되지 않을 일은 없으리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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