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나해) 마르 14,12-16.22-26; 15/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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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5-06-07 ㅣ No.2878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나해) 마르 14,12-16.22-26; 15/06/07


 


 


 


우리는 가끔 성지순례를 갑니다. 성지순례나 세례성사 등 인생의 귀중한 시점에서 그리고 신앙의 귀로에서,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 기도에 기꺼이 응답해 주실 것이라고 믿고 우리의 소원을 청합니다. 성지순례와 신앙의 귀중한 시점에서, 주 하느님께 우리의 소원을 아뢰는 것은 참으로 자녀다운 좋은 자세입니다. 주님의 자녀와 못지 않게 주님의 제자인 우리는, 그 중요한 시기에, 주님께서 우리를 그 귀한 시점에 이르게 해주신 데에 감사드린다는 의미로서, 또 신앙의 본질인 ‘주님의 뜻을 따른다’는 의미에서, 새로운 삶의 출발을 다짐합니다.


주님의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에 감사드리며,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주님을 믿고 맞아들인다는 구체적인 표현으로, 우리는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지난 삶의 가치관과 처세술을 버리고, 주 하느님의 삶을 선택하고 따르겠다는 회개의 발걸음을 다짐합니다. 곧 주님을 몰랐던 때에는 ‘내가 살기 위해 네가 희생하라.’고 요구했다면, 오늘 주님을 알고 따르겠다는 신앙의 길목에서 우리는 ‘너를 살리기 위해 나를 희생하겠다.’는 다짐과 서원을 발합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성체성사를 제정하면서 말씀하십니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마르 14,22)


주님께서 우리에게 내 주시는 몸은 ‘생명의 빵’(요한 6,48) 입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요한 6,27)


이 생명의 빵은 우리에게 주시는 생명의 말씀이며, 영혼의 양식입니다.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6,33.35)


 


주님께서는 성체성사의 성혈을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마르 14,24)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생전에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르 10,45)


 


길이요 진리이며 생명”(요한 14,6)이신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참 생명의 길을 비춰주시며 이끄십니다. 주님께서는 성체성사로 가르쳐 주시고, 성체성사의 가르침을 예수님의 일생에서 실제로 이루어 주십니다. 주님의 이 커다란 사랑에 감사드리며, 우리는 십자가에서 생명을 내주시며 우리를 구해주신 주님을 믿고 따릅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요한 6,68-69)


그래서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요한 6,55-57) 라고 하시면서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희망의 길을 미리 일러 주신 것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 주님을 따를 수 있게 되리라는 예언의 말씀을 연상하게 해줍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요한 14,23)


 


그러고 보면, 우리가 받아 모시게 되는, 예수님의 참된 양식인 살과 참된 음료인 피는, 주님께서 펼쳐주시는 참 생명의 말씀이며, 그 말씀은 우리가 짊어지고 걸어나가야 할 계명이자, 우리 구원인 사랑의 십자가 길입니다. 예수님의 성체성사가 우리 구원을 위한 십자가상 희생제사인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성체성사를 영하는 우리가 나아갈 길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포도나무 가지의 비유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요한 15,10) 라고 일러 주십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가 주님을 따라 주님의 길을 걸어야 하는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11) 라고 깨우쳐 주십니다.


그 이유 때문에, 그리고 또 마땅히 그 길을 걸어야만 하는 길로 우리에게 ‘내어주시는 사랑’을, 우리를 대신하여 ‘희생하시는 사랑’을 지키고 살아가도록 초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14.17)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사랑을 퍼부어 주시면서, 우리를 사랑으로 초대하시며, 우리가 그 길을 걸어 오기를 기대하며 기다리고 계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하느님 나라에서 새 포도주를 마실 그날까지,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결코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마르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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