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대림 제2주간 금요일 ’20/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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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12-01 ㅣ No.4470

대림 제2주간 금요일 ’20/12/11

 

가만히 앉아서 생각해보면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생각해보면, 나도 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어떻게 남이 내 마음에 들 수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우리가 믿고 따른다고 하는 주 하느님은 내 마음에 든다고 확실히 말할 자신이 없습니다. 나도 못담는 그릇에 어떻게 세상을 담으려고 허망한 탐욕을 부리는지 자탄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 어느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고, 각자 자신의 잣대로 빈정대고 밀쳐내기만 하는 사람들을 두고 말씀하십니다. “이 세대를 무엇에 비기랴?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사실 요한이 와서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자,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말한다. 그런데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고 마시자,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 하고 말한다.”(마태 11,16-19) 사람들과 떨어져 근검절약하고 금욕생활을 하며 은수자처럼 생활하는 세례자 요한은 물론이고 사람들에게 다가가 사람들과 같은 생활방식과 행동방식으로 어울리며 활동하는 예수님도 사람들의 눈에는 다 차지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내 중심으로 세상을 보면 세상에 마땅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지어내신 주 하느님 중심으로 세상을 보면, 세상은 참으로 다양하고 각기 유별하여 신기하기만 합니다. 내가 세운 삶의 평가 기준이 아니라 각 사람 안에 들어있는 인격의 다양성과 독특함 그리고 보이지 않는 가능성과 숨겨져 있는 가치들을 발견할 수 있도록 마음을 넓힙시다. 내 생각과 판단으로 재단하여 아니라고 꺼려하며 밀쳐내기보다, 불확실하고 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주 하느님께서 지어내신 세상의 진실함과 무한함을 인정하며 품어 안는 마음을 키워내고 견지하기로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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