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사순 제3주간 토요일 ’21/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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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2-25 ㅣ No.4575

사순 제3주간 토요일 ’21/03/13

 

우리는 가끔 혼자서는 잘 못 느끼지만, 옆 사람과 같이 있으면 내가 열심한 신자인지 안 열심인 신자인지 쉽게 드러난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고 각자의 취향과 삶이 다르므로 단순히 외적으로 드러나는 현상만으로 서로를 비교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두 사람이 성전에 기도하러 들어갔는데, ”바리사이는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이렇게 기도하였다. ‘,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 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루카 18,11-12) 라고 기도합니다. 이 기도를 들으면서, 마음 한 곳에서 이게 무슨 기도야? 이런 기도를 왜 해? 기도하는 거야 자기 자랑하는 거야?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하는 불편한 감정이 솟구칩니다. 그러면서도 어쩌면 특별히 자신의 장함을 제대로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는가 보다.’ 하는 안쓰러움과 안타까움도 느껴집니다. ‘바리사이라면 당대 사회에서 나름 인정받고 존경받는 위치에 있었을 텐데 그것도 부족했는가 보다.’ 하는 아쉬움도 생깁니다.

 

그런가 하면, ”세리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말하였다. ‘,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13) 세리의 기도를 들으면서,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죄인보다, 스스로 죄인임을 자각하고 자신을 죄인으로 칭하는 성인이라고나 할까. 이 세리의 기도는 우리 신앙인의 기본자세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당대 유대 사회에서 세리가 자신의 돈으로 미리 세금을 내주고, 나중에 고리대금으로 납세자들에게 수탈하는 관행과 정황에 따라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죄인으로 낙인찍혀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직업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라고 항변할 수도 있고, 그것이 당대의 관행과 정황이다.’라고 합리화할 수도 있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주 하느님께 용서와 자비를 청합니다.

 

어찌 보면, 바리사이나 세리나 각자 당대 사회의 여건과 상황에 맞춰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지만, 주 하느님 대전에 나아와 스스로 다 채웠음을 자랑하는 교만과 스스로 미진함을 고백하는 겸손이 그 차이라면 차이일 수 있습니다. 우리도 외적으로 드러나는 조건을 다 채웠는가만을 따지기에 앞서, 혹시 내가 돌보도록 주님께서 내 눈에 띄게 하셨고 맡기셨는데, ‘내 일이 아니다.’라는 이유나 급한 일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놓치거나 미루거나 지나쳐 버린 사람과 상황은 없는지 성찰해 보기로 합시다. 아울러 매번 채우지 못하고 주님께서 채워주시기만을 청하는 상황에서 내가 계속 반복하여 되풀이 할 것인지, 어떻게 하면 개선하여 완덕에 이를 수 있는 것일지 모색하고 실현하여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르도록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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