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설 (다해) 루카 12,35-40; ’22/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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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1-22 ㅣ No.4918

(다해) 루카 12,35-40; ’22/02/01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사랑의 기쁨 가정의 해(2021-2022)를 지내는 

혼인한 부부들에게 보내는 서한

 

 

 

 

 

 

사랑하는 전 세계의 혼인한 부부들에게,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이 모든 이를, 특히 우리 가운데 가장 약한 이들을 깊이 할퀴고 있습니다. 우리도 불확실성과 외로움과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경험하였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확신, ‘안전지대’, 일과 포부를 이루는 익숙한 방법을 뒤로하고, 우리 자신과 우리의 행동에 달린 가정들과 사회 전체의 안녕을 위하여 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은 우리 안에, 우리와 함께 그리고 우리 가운데 하느님께서 머무르시기에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도록 해 줍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가정에, 이웃에, 일터와 학교에 그리고 우리가 사는 도시에 계십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존재의 모든 순간에 살아 계시고 현존하시는 예수님과 이루는 사랑의 친교 안에서 우리가 됩니다. 하느님은 언제나 여러분 곁에 계십니다. 하느님은 조건 없이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사랑하는 부부 여러분, 여러분의 자녀들이 여러분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 안에서 자녀들은 굳건하고 믿음직한 사랑의 표징을 찾습니다. 부모가 되는 것은 여러분이 자녀들에게 그들이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 그들을 다정하게 사랑하지 않으신 적이 없으며 날마다 새날로 이끄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자녀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입니다. 자녀들이 이 사실을 깨닫게 될 때, 하느님에 대한 신앙과 신뢰 안에서 성장할 것입니다자녀들은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부모가 자신들과 함께하리라는 그래서 자신들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확신을 갖도록 하는 안정감이 필요합니다

 

가정이 사회의 기본 세포라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마십시오. 혼인은 만남의 문화건설을 위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성소인 혼인은 여러분에게 때로는 폭풍우 치는 바다에서 거센 파도에 요동칠지라도 성사의 도움으로 꿋꿋이 작은 배를 저어 나아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혼인성사를 통하여 풍랑이 몰아치는 배 안에 함께 계신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마십시오. 예수님께서는 여러분을 염려하시고 폭풍 가운데에서도 여러분 곁에 머물러 계십니다. 다 함께 예수님만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할 때에만 여러분은 평화를 찾고 갈등을 극복하며 여러분이 지닌 많은 문제들의 해답을 찾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문제들은 사라지지 않겠지만, 여러분은 그 문제들을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자신을 주님의 손에 내어 맡김으로써만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라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을 둘러싸고 있는 너무나 많은 상황 앞에서 여러분 자신의 나약함과 무력함을 인정하지만, 동시에 그리스도의 힘이 여러분의 나약함 안에서 드러난다는 것(2코린 12,9 참조)을 확신하십시오. 사도들이 예수님의 왕권과 신성을 깨닫게 되고 그분을 신뢰하는 법을 배운 것은 폭풍우가 치던 바로 그때였습니다

 

저는 이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동안 가정들이 겪은 어려움들과 기회들에 관하여 성찰해 보고자 합니다. 일예로, 봉쇄는 함께 보내야 하는 시간이 더욱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가정에서 대화를 많이 하는 특별한 기회였습니다. 물론 이는 인내심을 특별히 발휘할 것을 요구합니다. 가족들이 같은 집안에서 일하고 공부하고 기분 전환을 하고 쉬면서 온종일 같이 있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피로에 꺾이지 마십시오. 사랑의 힘은 여러분이 여러분 자신의 욕구와 관심보다는 다른 이들, 곧 여러분의 배우자와 자녀들을 더욱 잘 돌볼 수 있도록 해 줄 것입니다. 바오로 성인의 사랑의 찬가에서(1코린 13,1-13 참조) 영감을 받아, 사랑의 선물을 성가정에 청하고 사랑에 관한 바오로 성인의 찬미를 다시 읽으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결정과 행동에 하는 데에 영감을 받게 될 것입니다(로마 8,15; 갈라 4,6 참조). 

 

이렇게 할 때, 함께 보내는 시간은 고행이 아니라 폭풍이 치는 가운데에서 피난처가 될 것입니다. 모든 가정이 수용하고 이해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 사소한 세 가지 말의 중요성에 대해서 여러분에게 해 드린 조언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그 어떤 논쟁의 끝에도 평화롭지 않은 채로 하루를 마무리하지 마십시오.” 짧게라도 평화의 시간을 갖고 온유함과 선함으로 서로를 바라보고자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 앞에 함께 무릎을 꿇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또는 여러분의 배우자가 조금이라도 화가 났다면, 그 사람의 손을 잡고 함께 미소를 짓도록 애써 보십시오. 여러분 곁에 계시는 예수님께 잠자리에 들기 전에 매일 저녁 간단한 기도를 함께 바쳐 보십시오

 

어떤 부부들에게는 격리 기간에 어쩔 수 없이 함께해야 하는 생활이 어렵습니다. 이미 존재하던 문제들은 때론 인내심을 바닥내는 갈등을 빚어내며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혼인의 파탄은 극심한 고통을 가져옵니다. 수많은 기대가 산산이 부서지고, 몰이해가 말다툼과 쉽게 아물지 못하는 상처로 이어집니다. 계속 주님께 도움을 청하십시오. 주 예수님께서는 여러분이 수많은 어려움과 슬픔 가운데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도록 무한한 자비로 여러분을 북돋아 주실 것입니다. 계속해서 주 예수님께 도움을 청하고 그분에게서 피난처와 여정의 빛을 찾으십시오.

 

용서가 모든 상처를 치유한다는 사실도 기억하십시오. 서로 용서하는 것은 기도 안에서 또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무르익게 되는 내적 결단의 열매입니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혼인한 부부가 당신께 의지하여 당신께서 일하시게 할 때마다 베풀어 주시는 은총에서 비롯되는 선물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여러분의 혼인 안에 살고 계시며여러분이 당신께 마음을 열기만을 언제나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리하여 배를 타고 있었던 사도들에게 그리하셨듯이 당신 사랑의 힘으로 여러분을 지켜 주고자 하십니다. 우리 인간의 사랑은 나약하기에 예수님의 성실한 사랑의 힘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과 함께라면 여러분은 참으로 자기 집을 반석 위에”(마태 7,24) 지을 수 있습니다

 

약혼한 분들도 앞이 안 보이는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말고 요셉 성인이 보여 주었던 창의적 용기를 지니십시오. 여러분이 혼인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비록 가진 것이 적다 하더라도 언제나 하느님 섭리를 믿으십시오.

 

봉쇄 기간 동안 손주들을 볼 수도 그들과 함께 있을 수도 없었던 조부모들과 그 기간에 고립되어 고독감을 느낀 연로한 모든 이에게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요셉 성인께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의 시기에 지극히 필요한 창의적 용기를, 모든 가정에 불어넣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성모님께서 여러분이 혼인 생활 안에서, 우리 시대의 문제와 갈등을 이겨내는 데에 너무도 절실히 필요한 만남의 문화를 증진하도록 도와주시기를 빕니다. 어떠한 어려움도, 주님과 늘 함께 걸어가고 있음을 아는 사람들의 기쁨을 앗아갈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남편에게, 여러분의 아내에게 여러분의 미소가 필요합니다. 여러분 자녀들에게 여러분 격려의 눈길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사목자들과 다른 가정들은 여러분의 존재와 여러분의 기쁨이 필요합니다. 바로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 말입니다

 

저는 여러분 모두에게 사랑의 인사와 함께, 예수님께서 여러분에게 맡기신 사명을 수행하면서 기도와 빵을 떼어 나누는”(사도 2,42) 일에 온 마음을 다하도록 저의 격려를 전합니다. 날마다 여러분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여러분도 부디 저를 위하여 잊지 말고 기도해 주십시오

 

형제애를 담아, 로마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프란치스코

 

전문 https://cbck.or.kr/Notice/20220003?gb=K1200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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