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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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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원 [hying728] 쪽지 캡슐

2002-10-11 ㅣ No.2262

시월이 오면

 

시월이 오면 사람의 마음도 과일처럼 익고 무거워진다.

오곡이 익어 무거워지듯 생각도 익고 익어서 가슴에서 넘친다.

때는 점점 사라져 가는데 풀지 못한 생의 숙제 쌓여만 가고

하여 사람들은 무거운 마음 안고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진다.

구절초 들국화 흐드러진 풀숲길 사이로 휘청거리며

가고 가다가 어디엔가 무거운 마음의 짐 풀어놓고

가볍고 청아한 하늘 한 조각 새로 갈아 끼우고 싶어

 

홍윤숙 데레사

 

본당 뜰안 나뭇잎들이 하루가 다르게 다른색으로 변해지는 시월의 가을 중턱. 해가 짧아지면 저녁시간에 마음이 바빠진다.해야할 일들을 마져 끝내지 못하고 종종거리는 매일 부족한 짧은나날들이 될까봐...문득 석양에 불게 타오르는 노을을 보며...어린아이적  수산나 시메온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저녁노을 벗삼아 매일미사 참례했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미사 강론시간쯤이면 하루종일 피곤함이 잠으로 밀려오는 시메온은 코까지 골아가면서 의자에 길게 누워버리고...그래도 예수님 품에서 잠자니 괜찮다며 미소지을수 있었던시절. 마냥 신이난 엄마와의 나들이를 언덕받이 성당으로 향했던 시메온 수산나가 그 엄마보다 더 키가커서 소년레지오 단원으로 빠짐없이... 군말없이 스스로 찾아나서는 말동무를 나눌수 있는 친구같은 자식이 됬다. 레지오 단원이라는 공감대를 아직 나이어린 자식들과 함께 형성 한다는것이 얼마나 큰 은총이고 감사함인지... 그시절...더울때나 추울때나 성당엘 가면...미사전에 신부님은 내내 수단을 입으시고 성체바로앞 장궤틀에서 두손모아 기도하시던 모습을 볼수 있었다. 주님과 함께 주님의 삶을 사시는 사제들의 기도는 웬지 하늘로 곧바로 이어질것만 같아 너무나 보기좋았던 모습...그래서 도란도란 돌아오는 발걸음이 마냥 행복했던 그 시절이...산다는것이 그냥 그날이 그날인것 같으지만."돌아보면 모두가 주님의 은총이었네..." 라는 말처럼. 오늘로 이어짐이 그저 무한히 감사드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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