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선물

사슴이 호수를 사랑할 때

인쇄

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1-04-05 ㅣ No.77

사슴은,

 

항상 못났다고 생각하던 사슴은

 

어느날 호수에 비친 제모습을 보았지.

 

 

겁먹은 커다란 눈에

 

바싹 마른 입술.

 

 

한모금 한모금 호수를 먹으며

 

갈증을 달래던 지친 사슴은

 

 

어느새 호수와 친구되어

 

호수가를 맴돌다가

 

호수속으로 뛰어들고 싶어서, 싶어서...

 

 

한발 한발 호수에게 안기며

 

호수속으로 들어가면

 

호수는 수줍게 사슴을 안는다.

 

 

 

사슴이 아무리 닿으려해도

 

닿지않는 깊은 호수는

 

여기 저기 휘젓고다니는 사슴을

 

가만히 보고만있다.

 

 

 

혹시 빠지지나 않을까

 

혹시 힘들지는 않을까

 

혹시 실증내지는 않을까

 

 

 

온몸 흠뻑적신 사슴이

 

집으로 돌아갈때쯤이면

 

사슴은 활짝핀 장미가 된다.

 

 

 

오늘 밤도 혼자인 슬픈호수는

 

내일 아침 사슴이 다시오길 기다리며

 

눈물로 호수를 다시 채우지만

 

 

 

호수는 알까?

 

사슴의 마음을...

 

호숫가에 잠들고싶은 사슴의 그 마음을.

 

머리맡에 흐르는 시냇물을 느끼며

 

포근하게 누르는 안개 이불 덮으며...

 

 

 

호수는 알까?

 

사슴의 마음을

 

가득찬 호수도 사랑하지만

 

갈라진 메마른 호수도 사랑한다는것을.

 

 

* 칼라 보프의 the water is wide 입니다. 넓은 강의 흐름 그러나 잔잔히 흐르는 강을 노래한 그런 사랑을 노래한 .........



205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