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 기념일 ’21/09/30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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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9-23 ㅣ No.4793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 기념일 ’21/09/30 목요일

 

예로니모 성인은 340년 무렵 크로아티아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그는 일찍부터 로마에서 라틴 말과 그리스 말을 깊이 공부한 뒤 정부 관리로도 일했으나, 수도 생활에 대한 관심으로 사막에서 오랫동안 은수 생활을 하며 히브리 말을 연구하는 데 몰두하셨습니다. 사제가 된 그는 다마소 1세 교황의 비서로 일하면서 교황의 지시에 따라 성경을 라틴 말로 번역하셨습니다. ‘대중 라틴 말 성경이라고 하는 불가타(Vulgata) 성경이 그것이다. 또한 성경 주해서를 비롯하여 많은 신학 저술을 남기고 420년 무렵 선종한 예로니모 성인은 암브로시오 성인, 그레고리오 성인, 아우구스티노 성인과 함께 서방 교회의 4대 교부로 존경받고 계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예로니모 성인의 선종 1600주년 교황 교서 성경에 대한 애정’(Scripturae Sacrae Affectus)에서 기록된 하느님 말씀에 대한 생생하고 감미로운 사랑이 바로 예로니모 성인이 그의 삶과 노고로 교회에 남긴 유산이라고 밝힙니다. 성경에 대한 깊은 지식, 성경의 가르침을 알리고자 하는 열정, 성경 본문 해석자로서 지닌 기량, 그리스도교 진리에 대한 열렬하고 거침없는 옹호, 수덕과 엄격한 은수 생활, 관대하고 섬세한 영적 안내자로서 지닌 전문성 등이 그가 선종한 지 1600년이 지난 뒤에도, 21세기의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 되게 하였습니다.     

 

예로니모 삶의 지혜적측면이란 차원에서, 예로니모 성인의 인성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사랑 때문에 모든 인간적 만족을 포기하고 하느님께 전적으로 엄격하게 자신을 봉헌했다는 점입니다(1코린 2,2; 필리 3,8.10 참조). 또 다른 한편으로, 그는 오로지 주님의 신비를 더욱더 온전히 이해하려는 목적에서 열심히 학문에 매진하였다는 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성경에 대한 사랑이란 차원에서, 예로니모 성인의 영성의 독특한 특성은 성경으로 교회에 맡겨진 하느님 말씀에 대한 열렬한 사랑에 있습니다. 그 누구보다 먼저, 경건한 경청을 요구하는 말씀으로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이신 하느님께 순종하고, 또한 이어서 계시된 메시지에 대한 살아 있는 해석 전통을 대표하는 교회 인사들에게도 순종했습니다. 예로니모의 번역 활동은 우리에게, 모든 문화가 지닌 가치들과 긍정적인 형식들이 교회 전체를 위한 풍요로움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성경은 오랜 세월에 걸쳐 새로운 음색과 새로운 울림을 수용하면서, 읽는 이와 함께 자라기 때문입니다.

 

현대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더 친교와 자비의 영약을 필요로 합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5).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열렬한 기도로써 바로 이렇게 청하셨습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 세상이 믿게 하십시오”(요한 17,21). 

 

예로니모가 사랑했던 것을 사랑하기라는 차원에서 예로니모는 열심히 읽고 꾸준히 묵상함으로써 그는 자기 마음을 그리스도의 도서관이 되게 하였습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의 도서관을 신앙의 이해와 영성 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연구실로 여겼고, 그가 스스로 도서관이 되어 수많은 타인에게 지식을 나누어주는 사람이 되었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는 온통 독서에, 온통 책에 파묻혀 있습니다. 낮에도 밤에도 쉬지 않습니다. 늘 무엇인가를 읽고 쓰고 있습니다.” 참으로 예로니모는 그리스도의 도서관입니다. 그 영성은 본질상, 계시의 하느님을 가장 잘 알고자 조바심 내는 열렬한 바람으로 묘사될 수 있습니다. “성경을 자주 읽으십시오. 그대의 손에서 거룩한 책을 절대 내려놓지 마십시오.”

 

오늘 예로니모 성인 축일을 지내면서, 성인이 그러하셨듯이, 성모님께서는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며, 우리 삶에 끊임없이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관상하는 법을 누구보다도 잘 가르쳐 주실 수 있는 분이시므로, 성모님께 우리 자신을 맡겨 드립시다.

 

 

전문: https://cbck.or.kr/Notice/20210050?gb=K1200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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