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금요일
+찬미 예수님
주님께서 돌아가신 성금요일 오늘은 오랜 관습에 따라
교회는 일체의 성사를 집전하지 않고 미사도 없으며
다만 말씀의 전례, 십자가 경배, 영성체 등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리는 예식만을 거행하며 제단도 벗겨진 채
촛대도 십자가도 제단보도 없습니다.
성 금요일 전례 중에 우리는 "수난 복음"을 듣습니다.
인간을 향한 그리스도의 한없는 사랑과 희생에 대한 감동과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는 인간의 배반과 불신을 보아야 하는
아픔을 동시에 주는 말씀입니다.
게쎄마니 동산에서 깊은 번민 속에 기도하시다 사랑하던
한 제자의 배신으로 붙들리신 예수님은 조롱과 고문 속에
피의 가시관을 쓰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십니다.
그 때 악을 써 가며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하고 외치는
그 군중들은 누구였습니까? 그들은 불과 몇일 전에
“호산나! 다윗의 후손!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 받으소서. 이스라엘 임금님 높은데서 호산나!”라고
환호하며 예수님을 맞아들였던 사람들입니다.
바로 그 사람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한없는 부끄러움으로 나 자신을 돌아봅니다.
주님께서는 돌아가셨지만 이는 예정된 구원의 완성이며
죽음으로 부터 부활하여 세상에 찬란한 빛을 비추심으로
영원한 구원의 승리와 당신께서 참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모든이에게 증거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엄숙하고 정중하게 주님의 죽음을 묵상하며
주님의 뒤를 따라 우리도 지고 가야하는 십자가를 온 삶을
바쳐 충실히 메고 갈 것을 주님 앞에 다짐합시다.
(성주간 미사곡집에서)
2008/3/21 Hilari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