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선물

Let it 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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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1-08-31 ㅣ No.284

가을입니다

그리움도 가을처럼

익어만 갑니다...

 

어린아이였을땐 어린아이의 말을 했던 아이가

어른이 되어선 아이의 말을 잊었습니다

 

다시 아이의 말을 찾아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네요.

 

어렸을적

삶 그 자체로 말했을

'그냥'이라는 말을...

 

 

Let it be...

 

언젠가 인가? 신학교 영어 독해 시간에 Let it be라는 문장이 나와

서 내가 이렇게 번역한 적이 있었다.

 

" 냅둬!"

 

맨처음에는 옆에 있던 동창신학생이 웃었는데

 

그놈아가 몇일이 지나 나에게 말했다.

 

"그 번역 꽤 괜찮은것 같아! 존재함이 즉 be의 상태로 그것이 있게

하려는 명령형이자 사역형인 그말!

 

중요한것은 let it be 다음의 것이 아니라 let it be가 중요해

 

주절이 바로 let it be고 나머지는 부가절로서 목적내지 부사절이이

잖아!

 

난 갑자가 머리가 아파서 소리를 질렀다.

 

"냅둬!"

 

 

내가 사실 목5동 신부로 발령나면서 난 그친구에게 이런말을 하고

각자의 소임지로 떠났다.

 

'난 첫부임지의 사목 표어를 정했어!" "냅둬!"

 

그러자 그친군 7년전의 그 let it be의 번역임을 금새 알아맞추었다.

 

요즈음 가을의 시원함을 느끼면서 2년간의 나의 사목방향에 대해

반성해 본다.

 

'냅둬!"

 

가장 편하고 주권적인 말이다.

 

하느님안에서 냅둬주는 사제인 나!

 

사실 이세상은 냅둬도 되는 세상이다.

 

하느님이 창조한 이세상 냅둬유!라고 자신있게 사시길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어떤 처지에서도 기뻐하십시오! 지금은 여러분이 산모가 진통을 겪든 고통을 겪겠지만 곧 기쁨으로 가득찰 것입니다."

 

"달릴 길을 끝까지 다 달리십시오!"

 

나는 오늘도 나를 냅둔다. 하느님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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