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주님 세례 축일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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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7-01-10 ㅣ No.3194

주님 세례 축일 1/9

 

인목회는 인자하신 목자를 따르고자 하는 사제들의 모임입니다. 시작은 2002년 월드컵이 열리던 해에 착한목자가 되자는 의미로 시작했고, 그 동안 초대회장 김현준 신부님, 2대 신현만 신부님, 3대 김명식 신부님, 4대 곽호인 신부님에 이르고 있고, 구성은 현재 춘천 5, 원주 3, 서울 1, 제주 1명 총 10명입니다. 제일 어르신은 서품 48년차, 막내는 9년차여서 39년 차이가 납니다. 인목회의 목적은 사목 정보를 교환하고, 교회문헌을 공부합니다. 인목회 신부들의 공통점은 잡기에 능하지 못한 어수룩한 사람들입니다. 골프를 치거나 담배를 피지 못하고, 그저 집구석에 틀어박혀있는 못난 신부들입니다.

 

오늘은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것을 기념 하는 주님 세례 축일입니다. 예수님께는 씻어버려야 할 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간들을 위하여 스스로 자원하여 세례를 받으셨고, 그렇게 세례성사를 제정하심으로써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은총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주 우연히 닭장 속에 독수리 알이 하나 끼어들게 되었습니다. 알에서 깨어난 독수리 새끼는 다른 병아리들과 함께 자라며 자신이 닭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덩치도 크고 새 중의 새로서 왕다운 풍모를 지녔지만 그 독수리는 닭장 속에서 닭들과 함께 닭으로 살아갔답니다. 가끔 하늘을 나는 독수리를 볼 때면, “창공을 나는 저 새들은 같은 새이면서도 어쩌면 저리도 멋있는 삶을 사는가!” 하고 부러워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다가 결국 그 독수리는-닭장 속에서 닭으로 살다가 닭처럼 죽고 말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세례를 받고 새롭게 다시 태어난 우리들도 하·느닝의 자녀로서의 자각이 없다면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들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마치 닭처럼 살다가 닭으로 죽어간 그 독수리처럼 말입니다.

 

분명 우리는 세례를 통해, 성령 안oIl서 새롭게 태어난 사람들이며, 하느님의 자녀로, 성령의 궁전으로 불림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똑같은 상자라도 그 상자 안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상자의 이름과 정체성이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라는 상자에 보석을 담으면 ""는 보석상자가 될 것이고,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통이 되고 맙니다. 과연 성령의 궁전인 나는 내안에 무엇을 담고 있는가? 생각해봐야 합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하여 분명히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과거의 내가 아나라 새롭게 태어난 하느님의 자녀임을 자각하고 그에 걸 맞는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병아리나 닭으로서의 삶이 아니라 하늘을 날아오르는 멋진 독수리로서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세례를 통하여 성령의 궁전이 된 ""라는 그릇 안에 세속적 인간적 욕망을 담을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 하느님의 사랑을 담도록 해야하겠습니다. 아멘.

 

- 원주교구 대화동 성당 주임사제 곽호인 베드로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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