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11/11 수요일

인쇄

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11-03 ㅣ No.4440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11/11 수요일

 

마르티노 주교는 316년 무렵 헝가리 판노니아의 이교인 가정에서 태어나셨습니다. 로마에서 공부한 그는 군인으로 근무하던 중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신비 체험을 하셨습니다. 곧 추위에 떨고 있는 거리의 한 걸인에게 자신의 외투 절반을 잘라 주었는데, 그날 밤 꿈속에 그 외투 차림의 예수님께서 나타나신 것입니다. 곧바로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된 그는 나중에 사제가 되었으며, 370년 무렵에는 프랑스 투르의 주교로 임명되어 착한 목자의 모범을 보이며 복음 전파에 전념하였습니다. 프랑스 교회의 초석을 놓은 마르티노 주교는 프랑스 교회의 수호성인 가운데 한 분으로 존경받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사마리아와 갈릴래아 사이를 지나가시는데, 나병 환자 열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루카 17,12)라고 큰 소리로 간절하게 청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고쳐주셨습니다.

 

그런데 병이 나은 사람 중에 예수님께 돌아와 감사를 드린 이는 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17-18) 이어서 그에게 이르셨습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19)

 

우리도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기면, 당장 죽기라도 할 것만큼 급하고 간절하게 주님께 청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청을 한 번도 하나도 제외하지 않으시고 다 들어주십니다. 물론 주님께서 원하시는 방법과 시기에 따라 다르게 들어 주시만. 그런데 정작 그 시기와 그 문제가 해결되면 그냥 그렇게 넘어갑니다. 어떤 때는 잠시 감사의 기도를 바치기도 하지만, 마치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는 듯이, 세월이 흘러서 해결되었다는 듯이 충분히 감사드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주님께서 해결해 주신 다음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또는 그 일로 인하여 정말 새로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쳐주시는 것만, 살게 해주시는 것만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적절한 나의 삶의 변화와 진정한 복음화로 주님께 감사드리며 주님 나라를 이루어 나갑시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고 선언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어쩌면 내게 허락하신 주님의 구원이 진정 이루어지는 것은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자격도 되지 않았는데 무조건 쥐어주시는 주님이 아니라, 내가 주니의 은총을 감사로이 받아들이고 그에 적절한 변화된 삶을 살 때 온전한 구원이 이 땅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66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