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선물

the rose

인쇄

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1-04-06 ㅣ No.80

 

 나는 어린아이의 장례미사 때 강론중에 쓸 슬프고도 위로가 되는 이야기을 하나 늘 준비하여 갖고 있다.

 

왕이 정원사에게 아가 장미를 주어 심었다.

 

그 정원사는 자기 딸처럼 정성스레 길렀다.

 

비바람이 몰아치면 쓸어질까봐 비를 맞아가며 일으키고 묶어 주었다.

 

태양이 작열하면 물을 주고......

 

그에게 장미는 자신의 사랑을 먹고 자란 딸이었고 애인이었다.

 

 

그런데 정원사가 휴가를 가서 돌아와 보니 장미가 모두 뽑혀 있었다.

 

어디를 찾아봐서 찾을수 없는 정원사는 왕에게 물었다.

 

"혹시 장미 못보셨나요?" "응! 먼 곳에 있는 나의 또다른 별장 궁전에 옮겨 심었어. 아주 잘 잘았더군!"

 

정원사는 너무나 슬폈다. 작별인사도 못하고 왕이 원망되었다.

 

그래서 얼굴이 수척해졌다.

 

왕이 그사실을 불러 웃으며 말했다.

 

"정원사! 너의 고마움을 내 안다. 하지만 그 장미는 원래 누구의 것이었는냐?

 

 내것이 아니냐?

 

 네가 주었던 물은 나의 호수의 물이고 너가 그 장미를 다듬은 가위는 나의 가위가 아니더냐?

 

너무 슬퍼말아라!

 

너도 늙어 죽으면 나의 별장 궁전에 데리고가서 장미 밭에 묻어 줄께 그러면 장미를 만날수 있겠고 영원히 장미를 볼수 있겠지!"

 

 

* 나는 사랑하는 이를 잃을까봐 고민하지 않는다.

 

 늘 당신 호수의 물과 당신 사랑의 가위를 갖고 사랑하는 당신의 사제이기에....

 

하지만 장미를 사랑할수록 저미는 그 애절함을 감당하기 어렵다. 정원사에게 장미는 모든 것인것 처럼 장미는 나에게 모든 것이기에.....

 

다만 내가 죽어 장미밭에 묻히길 바라고 그 믿음으로 살아간다.

오늘도 나의 장미를 위해 정원사의 가위대신 수단의 단추를 여민다.

 

                                    

     * 하느님의 정원사가  사랑하는 아기 장미에게 노래 the rose를 받친다.

        

       내 평생을 이 검은 옷을 입은 하느님 장미의 정원사로 늙어 묻혔으면.....



18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