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2005년 운영평의회 야유회(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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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석 [ryu4337] 쪽지 캡슐

2005-05-24 ㅣ No.4250

"저녁 6시반이 지나면 해가 지기때문에 그전에 출발해야합니다

어두우면 그 길을 빠져나갈수없어요"

버스기사의 요청으로 교우들은 집에 갈차비를 서둘렀다.

장경숙젤뚜르다자매는 각종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처리했고 신현옥모니카자매는

식당주인의 양해를 얻어 매장 가능한 음식물을 땅속에 묻었다.

야고보형제는 대형 돗자리를 능숙한 솜씨로 둘둘 말았고 양해명베드로,

임기수요섭형제는  바베큐숫불가마를 옮기느라  낑낑거렸다.

누구 한명 빠짐없이,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한꺼번에 모여들어 일사분란하게

정리를하니 마무리가 신속하고 깔끔하지 않을수가없었다.

화끈하게 놀면서도 사이사이 느껴지는 질서와 절도-겉으로 보면 흥청망청

노는것같지만 내면에 숨겨있는 보이지않는 그무엇-적어도 난곡동 교우분들은

적당히 놀줄아는 현명한 분들이고  정말 놀자격이 있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19;20분경

 꽃지 해수욕장은 한산하던 샛별해수욕장고 달리 나들이 나온 각앙각색의

행락객들로 가득했다.

똑같은모양의 선글라스를 끼고 똑같은 색과 무늬의 커플티와 반바지를 입은

청춘남녀가 아이스크림을 입에물고 지나가고 그옆의 벤치에는 얼큰하게 술이취한

주정뱅이 아저씨가 웃통을 벗어던지채 대자로 누워  코를 골고...

우측에는 남해대교를 본뜻한 조그만 붉은색 현수교가 앙증맞게 펼쳐져있었고

좌측에는 완만한 해변이 길게 늘어뜨려있었다.

바닷가근처에 아주 넓직한 전망대가 설치되  일출과 일몰 관광을  용이하게하여

아마도 이해수욕장이 그것으로 유명하지않을까라는 짐작이 쉬이들었다.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죽어서 바위가된 할아비를 기다리다 자신도 바위가 됐다는 1000년  전설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그할미바위위로  해가 점점 다가가고 있었고, 그 해에서

붉은 불이나와 주변의 모든것을 불태워   바다가 검은색에서 점점  붉은색으로

변하며 남실거렸다,

노란 잠바를 목에걸고 검은 선글라스를 낀 아삐아노 형제가 긴머리가 바람에 날려

휘날리는 자매님과 팔짱을 낀채  붉은 낙조로 점철된  해변을 거닐고 있었고

박성무 요한형제는 조예덕 여성 부회장의 손을 꼭잡고 깊어가는 낙조의 풍광을

조용히 관조하고 있었다.

신부님께서는 찍쇠(?)를 자청, 고명환요한 ,양해명베드로,손성재바오로회장순으로

부부동반사진을  찍으셨다.

특히 장경숙 젤뚜르다자매는 사진찍을때 갑자기 두손으로 하트 표시하며 나이에

어울리지않은(?) 발랄한 포즈를 연출하여  옆의 차렷자세로 서있던  형제님을

다소 어색케했다.

커플사진 촬영후  신부님께서는 오늘의 집사람(?) 야고보형제의 딸을 불끈안고

환한 표정으로  한컷트  찍으셨는데 두사람의 웃는 모습이 낙조풍경과 어우러져

평화로워 보였다. 

할미,할아비 바위에 펼쳐진 찬란한 낙조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어디선가 "잠깐만"하며 많이 듣던 목소리가 급하게 들렸다.

30여년전의 추억을 회상하며 멋진 데이트를 즐겼던 박옥수아삐아노형제부부가

멀리 해변가에서 쉬지않고 달려오고있었다.

 

축구도하고 술도 많이마시고 거기에다 묵주기도 5단을  바치고나니 피곤이 스르르

 넘쳐왔다.

나도 모르게 깜빡 잠이들엇는데 누군가 톡톡 투드리며 잠을 깨우는 것이었다.

"잠자려고 야유회왔어? 얼릉 일어나 한잔하지"

출발부터 지금까지 인원점검하랴 준비불 챙기랴 자지레한 일을 마다하지않은

고요한 형제가 피곤한지 게슴츠레안 눈을 연신 깜빡거리며 쳐다보는것이었다.

버스뒷쪽의 간이 바에 가보니 최동환그레그리오,손성재바오로,최창수프란시스코,

이규영안드레아,장주영토마형제등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미 몇순배 돌아서인지 빈병이 몇개 눈에 띄웠고  전숙자 루시아 자매가 가져온 

그많던 신김치가 거의  떨어져가고있었다.

고요한형제가 어디선가 총각김치를 내어왔다.

소주한잔먹고 총각김치를 젖가락에 둘둘말아먹고하며 단숨에 소주몇잔을 들이켰다.

시고신 신김치에 시원한 무우가 곁들어졌고 그다음 찌리리한 소주가 목줄기를

타고 내려가니 잠이 훌쩍 달아나버렸다.

장주영토마형제가 나훈아의 고향역을 멋드러지게 불렀고 옆에앉아있던 유선우

프란체스카자매가 박수로 장단을 맞췄다.

버스는 막힘없이 서해안 고속도로, 경인국도를 거쳐 빠르게 서울로 진입했고

가리봉4거리을 거쳐 순식간에 난곡입구를 지나고있었다.

마침기도후에 운영평의회회장의 "발전하는 운영평의회가되자"라는 당부말씀과

지역회장과 요샙 장년회회장의 "너무 보람있는 하루였다"라는 소감이 연이어

이어졌다.

주임신부님은 "오늘 운영평의회 야유회는너무 뜻깊었고 즐거웠다.각자 뜨거운물에

샤워하고 푹쉬라"며 아주 짧으면서도 산뜻한 마무리 말씀을 하셨다.

"오늘로써 이버스가 마지막 운행이 될것같습니다.

그래서 교우 여러분들이 마지막 손님이될것같고 그런의미에서 잊지못할것같습니다"

제가 안녕히 가시라는 뜻으로 노래한곡하겠습니다"

전혀 뜻하지않게 버스기사 아저씨가 즉석에서 장녹수를 불러제꼇고 교우들 모두 힘차게

 박수를 치면서 장단을 맞히다보니 어느덧 성당으로 올라가는 골목이 눈에 띄웠다. 

그때가 21시 50분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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