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사순 제2주간 금요일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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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03-12 ㅣ No.4175

사순 제2주간 금요일 3/13

 

주는 것 없이 고마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반대로 미운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열심히 노력하고 성실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 드는가 하면,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사람과 상황을 보면서 서로 다른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 아기의 탄생을 반기며 행복해하는 목동들과 동방박사들에 반하여, 그의 탄생 소식만으로도 기분 나쁘고 위협감을 느끼는 헤로데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시의 하늘나라인 유다 교회를 하느님을 대신하여 책임지고 있다고 여기는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포도원의 비유를 말합니다. 비유에 나오는 소작인들은 포도원을 도둑처럼 자기들 손에 넣으려고, 소작을 받으러 온 관리담당자들과 상속자를 차례차례 죽여버립니다. 애초에 그들은 성실하고 열심히 포도원을 경작하고 소작료를 내며 살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이었나 봅니다. 아예, 일을 잘 못 해서 망하게 해서 싼값으로 사고 싶었거나, 그냥 빼앗아 버리려고 했는가 봅니다. 오늘 독서에서도 아버지의 사랑을 받는 요셉이 다른 형제들에게서 시기와 질투를 받음으로써, 이집트로 넘어가는 상인들에게 팔려버리는 방식을 통해 제거됩니다(창세 37장 참조).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를 마치면서 소작인들과 같은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하문하십니다. “그러니 포도밭 주인이 와서 그 소작인들을 어떻게 하겠느냐?”(마태 21,40) 그러자 그들은 자신들을 두고 하시는 질문인지도 모르는 채, 아니면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모면하기 위하여 그랬는지, “그렇게 악한 자들은 가차 없이 없애 버리고, 제때에 소출을 바치는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밭을 내줄 것입니다.”(41)라고 선언하듯 대답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나무라듯이 책망하십니다. “너희는 성경에서 이 말씀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너희에게서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아, 그 소출을 내는 민족에게 주실 것이다.”(42-43) 그제서야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은 이 비유들을 듣고서 자기들을 두고 하신 말씀인 것을 알아차리고, 그분들 붙잡으려고 하였으나 군중이 (예수님을 예언자로 여겼기 때문에) 두려워”(45-46) 더 이상의 행동을 취하지 못하고 물러섭니다.

 

오늘 내가 미사만 참례하는 일반 신자라고 스스로 여긴다면 자기 자신의 성실성과 신심 그리고 자신이 지은 죄악의 성찰과 회개로서 이 복음을 묵상하는 것으로 마감해도 됩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교회의 사명과 존재 의미를 가슴 깊이 새기고 있는 분들이라면, 오늘 우리 구역 반, 단체, 교회가 주님을 모시고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그 소작인이요 상속자로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진지하게 모색해 보고 우리의 역량에 걸맞은 것이라면 하나씩 차곡차곡 실현하면서 주님께 다가가도록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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