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친구야 미안하다...

인쇄

김락준 [tutti] 쪽지 캡슐

2006-05-02 ㅣ No.6197


성가대를 하면 친구가 없다 +찬미 예수님 이 맘 때가 되면 저는 옛날 고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이수복 시인의 봄비라는 시의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오것다." 라는 귀절이 떠오르곤합니다. 저 멀리 관악산 기슭은 어느덧 푸르게 푸르게 짙어지는군요.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여기 모인 모든 이와 함께하시길... 부활 준비로 바쁘던 올 3월 어느날 목요일 연습을 가는 중이었습니다. 드르륵~ 드르륵~ 주머니 속의 전화기가 바깥 세상이 보고싶어 요동을 칩니다. 그 옛날 구역 성가경연대회 인연으로 성가대에 입단했던 단원으로 저와 나이도 같고하여 각별히 지내고 있던 친구의 전화였습니다. 나 "여보세요" 친구 "어 나야" 나 "아~ 그래 왜 연습 안오고" 친구 "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셨네..거기 가바야 할거 같아" 나 "아~ 그래 고생해라" 친구 "들어가면서 전화할게 연습못가서 미안하다" 나 "미안하긴 나한테 미안할게 머있어 연도나 잘햐~" 저는 연습시간도 다 됐고해서 전화 후 바로 성당 연습실로 향했고 밤 10시쯤 연습이 끝났습니다. 규칙적인 생활을 위해서 또한 성가 연습으로 컬컬한 목을 맥주로 시원하게 씻어야만 목소리가 좋아진다는 이상한 사명감으로 에푸터 맴버를 모집해서 단골 호프집으로 발길이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예수님 흉내를 냅니다. "아 목마르다" "잔을 들어 인생을 노래하세" "곤드레~ 만드레~" 시원하게 맥주 한잔을 하고 있는데 아까 그 친구에게 전화가 옵니다. 나 "어~ 왠일로" 친구 "여기 신림4거리인데 어디냐" 나 "나 규칙적인 생활을 하잔아 호프집이다" 친구 "알았다 나 부랄친구하고 같이있다 같이 갈게" 나 "알았다 같이 와라" 잠시 후 그 친구는 도착을 하였고 같이 합석을 하여습니다. 친구의 친구와 서로 인사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친구의 친구 "제가 이 친구 중매를 했습니다" 나 "아 예 두 분이 참 다정해 보입니다." 친구의 친구 "그런데 40년 우정의 친구를 빼앗겨 버렸습니다." 나 "예? 아~ 가족들에게요 하하하하하" 친구의 친구 "아니요" 나 "그럼 누구에게" 친구의 친구 "난곡동 성당 성가대에 친구를 뺏겨 버렸습니다." 나 "그게 무슨......" 친구의 친구 "이친구 만나자 모임있다 그러면 거의 성가 연습이다 무슨 전례가 있다. 성가대 모임이다 이러면서 1년에 보통 20번 정도 하는 친구 모임에 1-2번 정도 밖에 안나옵니다. 하하하 친구들한테 많이 찍혔습니다." 나 "아~ 예" 친구 "그마해라 미안하다~ 진짜 성가대 하니까 시간이 안난다" 이 대화 후에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이게 남의 일이 아니더군요. 저도 친구(중.고등.대학교 동창 등) 들이 안불러 준지가 꽤 오래됐었더군요. 집안의 경조사나 있어야 얼굴 한번 보고 1년에 한두번 특히 연말쯤에나 한번 보고 어쩌다 모임에 나가면 "오늘은 성당일 없냐?" 하고 묻곤합니다. 물론 일요일에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어디 놀러가는건 꿈도 못꾸지요... 물론 성가대 뿐만아니라 다른 제 단체 활동도 마찬가지겠지만요.. 미안하다 친구야 내 앞으로 10년만 하고 성가대 은퇴할게... 그 때 자주 만나자......하하하 ^(^* 어느 카페에 제가 게시한 글입니다. 그대로 옮겨와 약간의 가필을 해서 다시 게시를 합니다. 2006/5/3 Hilarius

배경음악 시크릿가든의 연주곡인 Adagio에 영어로 가사를 붙여 한국 출신 성악가 신영옥에게 직접 헌정한 곡인 Swan(백조) 입니다.


130 6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