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성모님께 드리는 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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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재 [sonpaul42] 쪽지 캡슐

2007-05-08 ㅣ No.7600

그저 “예” 라며 순종하신 어머니께


날마다 그리운 어머니


오래된 손때로 닳고 닳은

나무묵주를 손에 들고

당신 앞에 앉습니다.

언제나 알 듯 모를 듯

눈물어린 미소로

저를 바라보시는 어머니

“저 왔어요.” 어머니

하면,

잠시 웃으시는 것도 같고


긴 로사리오를 끝냈는데도

무슨 기도부터 해야 하나 입이 떨어지지 않아

그저“ 어머니 제 맘 다 아시죠?” 하면

슬픈 내 눈을 마주 보시며

곧 눈물방울 흘러내릴 것만 같은

나의 어머니.


그럴 때마다

당신이 응답하신

“예” 가

저를 부끄럽게 합니다.


주님 뜻 아니고는

머리칼 하나도 만들어 낼 수 없는 저이면서

무슨 일을 그리 하려 들고

또 일이 제 뜻대로 안된다고 화내고 있는 제 꼴이 우스워 집니다.

아무 말 않고

온전히 순종하신 당신의

“예” 가

제게 겸손 하라 합니다.


조건 없이 온전히 비운

당신의 빈 가슴을 채운 단 한마디

“예”가

구원의 씨앗을 잉태하고 완성하셨는데도

저는 그런 당신을 날마다 만나면서도

“그건 아니 예요“

“그건 싫어요.”

“그건 불편해요”

“그건 창피해요” 만을 채우네요.


그저 “예” 하고

걸으신 인내의 길옆에

눈물 꽃 피고


그저 “예” 하며 감내하신

고뇌와 아픔의 자리에

사랑의 불씨가 자라고


살이 찢기듯 아프고

피를 토할 듯 괴로워도

그저 깊이 침묵하며

“예” 하고 바라본

당신의 소중한 아들의 죽음에

저희들은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

한없이 깊은 겸손으로

당신이 응답하신

"예"가

제게 힘이 됩니다.


어머니!

이 계절이 오면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당신을 기억하며

당신 뒤를 따르려는 아들, 딸들에게

겸손과 침묵으로서

생명을 키우는 지혜 주시고


그래서 슬픔을 뚫고 절망을 넘어

죽음을 딛고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새 힘 주 소 서.


날마다 그리운 어머니

오늘 또다시

고백합니다.  

“어머니 당신을 사랑 합니다.“




                              2007년  5월  3일  성모의 밤에


              난곡(성가정) 성당   성모회장 신 에밀리아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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