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성모님께 드리는 헌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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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예” 라며 순종하신 어머니께 날마다 그리운 어머니 오래된 손때로 닳고 닳은 나무묵주를 손에 들고 당신 앞에 앉습니다.
언제나 알 듯 모를 듯 눈물어린 미소로 저를 바라보시는 어머니 “저 왔어요.” 어머니 하면, 잠시 웃으시는 것도 같고 긴 로사리오를 끝냈는데도 무슨 기도부터 해야 하나 입이 떨어지지 않아 그저“ 어머니 제 맘 다 아시죠?” 하면 슬픈 내 눈을 마주 보시며 곧 눈물방울 흘러내릴 것만 같은 나의 어머니. 그럴 때마다 당신이 응답하신 “예” 가 저를 부끄럽게 합니다. 주님 뜻 아니고는 머리칼 하나도 만들어 낼 수 없는 저이면서 무슨 일을 그리 하려 들고 또 일이 제 뜻대로 안된다고 화내고 있는 제 꼴이 우스워 집니다. 아무 말 않고 온전히 순종하신 당신의 “예” 가 제게 겸손 하라 합니다. 조건 없이 온전히 비운 당신의 빈 가슴을 채운 단 한마디 “예”가 구원의 씨앗을 잉태하고 완성하셨는데도 저는 그런 당신을 날마다 만나면서도 “그건 아니 예요“ “그건 싫어요.” “그건 불편해요” “그건 창피해요” 만을 채우네요. 그저 “예” 하고 걸으신 인내의 길옆에 눈물 꽃 피고 그저 “예” 하며 감내하신 고뇌와 아픔의 자리에 사랑의 불씨가 자라고 살이 찢기듯 아프고 피를 토할 듯 괴로워도 그저 깊이 침묵하며 “예” 하고 바라본 당신의 소중한 아들의 죽음에 저희들은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 한없이 깊은 겸손으로 당신이 응답하신 "예"가 제게 힘이 됩니다. 어머니! 이 계절이 오면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당신을 기억하며 당신 뒤를 따르려는 아들, 딸들에게 겸손과 침묵으로서 생명을 키우는 지혜 주시고 그래서 슬픔을 뚫고 절망을 넘어 죽음을 딛고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새 힘 주 소 서. 날마다 그리운 어머니 오늘 또다시 고백합니다. “어머니 당신을 사랑 합니다.“ 2007년 5월 3일 성모의 밤에 난곡(성가정) 성당 성모회장 신 에밀리아나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