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점심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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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석 [ryu4337] 쪽지 캡슐

2005-06-08 ㅣ No.4431

 

직원들은 지점장님과 점심식사를 가급적 피하는 경향이있다.  

식사중에 '영업이 어떻고' '지점이 어떻고'등등 시쳇말로 공장(?)얘기를

많이 하니 소화가 되겠느냐가  그분과의 식사를 꺼리는 주요이유다.

그중에서도 유독 최과장이 증세가 심한편인데 그는 일부러라도 약속을

만들어 피하는정도이다.

"류차장! 나하고 최과장하고 같이 점심먹자

11시50분까지 내려온나"

"예 알겠습니다" 

11시20분즈음에 지점장님의 인터폰을 끊고 전광판의 시세를 보며

커피한잔을 마시고있는데 최과장으로 부터 전화가왔다.

"류차장님!

손님과 약속이 있어서...

지점장님한테는 말씀드렸습니다"

"진짜 손님하고 약속이요? 아니면 일부러 만든거요?" 

"알면서...그나저나 맛있는 식사되세요"

 

11시50분즈음에 지점장님을 모시고 밖으로 나오니 더위가 복날처럼

푹푹쪘다.

"지점장님 날씨도 더운데 콩국수나 먹으러 가시죠"

여의도백화점 지하1층에는 제법 유명한 콩국수집이 하나있는데 국산콩을

쓰는지 국물맛이 매우 시원하고 고소하여 자주 찾는편이다.

계단을 통해 내려가보니 식당안 자리는 말할것도없고  문앞에 2열종대로

10여줄은 족히 넘게 서있는데.....

 도저히 먹을 엄두가 나지않았다.  

"딴데 가시죠?

열무 냉면 어떻습니까?"

"그러자

그런데 거기도 자리가 없는것 아이가?"

지점장님의 불길한 예감은 그대로 적중하여 백상빌딩1층 열무냉면집앞에도

줄이 빌딩출입문까지 길게 늘어져있었다.

"회덮밥이나 한그릇먹으러 가자"

"그러시죠"

지점장님의 안내로  대신증권을 지나 KBS별관쪽으로 30여미터즈음 내려가니

2층에 회집이 2군데나 있었는데 다행히도(?) 문앞에 줄은 없었다.

"둘중에 어디로 갈까?"

"동원참치로 가시죠"

참치를 워낙 좋아하는 편이라 주저없이 동원참치횟집을 선택했고 지점장님도

만족하시는지 고개를  끄덕이셨다.

점원의 안내로 넓은방으로 들어가려 구두를 벗으려는데....

"니 최과장하고 이과장아니냐?

최과장! 니 손님하고 식사한다며? 이과장이 손님이냐?"

"손님이 갑자기 약속이 생겨서 ..."

지점장님이 황당하고 어이가없는듯  따져물었고 최과장은 난감한듯 어쩡쩡한

자세로 머리를 굵적이고있었다.

대구탕과 회덮밥으로 점심식사를 하면서 식사시간내내 지점장님은 기대를

저버리지않고 회사얘기로 일관했고 최과장은 소화가 심하게 안되는듯

인상을찡그린채 고개를 푹숙이고있었다.

점심식사후 지점장님을 따라 사무실로 들어가려하는데 최과장이 은근슬쩍

손을 잡아 휴게실로 끌고갔다.
"류차장님 어케 된거여요?

그 많고 많은 식당중에  그리로  오게됐어요?"

"그렇게 됐어요...오늘은 최과장이 지점장님과 점심식사를 할수밖에 없는

운명이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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