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11/09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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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11-02 ㅣ No.4438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11/09 월요일

 

예전에 성전이라는 건물은 그냥 기도하기 위한 집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집이 슬레이트이 집든지, 벽돌 집이든지, 경량식 철골조의 집이든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성지순례를 하러 가서, 외관을 웅장하게 짓고 또 그 내부에 아름다운 그림들이 설치된 유명한 성전을 보러 전 세계에서 몰려오는 많은 사람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생각 속에 떠나지 않는 기준은 그 성전에서 또는 오늘 우리가 머물러 있는 이 성전에서 얼마나 많이,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진실하게 기도할까?’ 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요한 2,16) 제자들은 예수님의 이 반응을 보고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삼킬 것입니다.”(17) 라는 성경구절이 떠올랐다고 전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사십육 년이나 걸려 지은 성전을 향하여 덧붙이십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19)

 

성전을 웅장하고 아름답게 지으면, 뭇 사람들이 저 높고 그럴싸해 보이는 집 안에, ‘하느님이 머물러 계신 것 같다.’ 라는 기대를 하고 많이 온다고도 합니다. 관광하기 위한 집인지 기도하기 위한 집인지 의구심이 들면서도, 결론적으로는 기도할 만한 공간이면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교우들에게 기도할 만한 환경과 공간을 꾸미는 것으로 성전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고 결국 그 안에서 기도하는 이들의 진실성과 성실성이 그 성전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기도가 탐욕적이고 이기적이며 자기중심적인 기도로 그치지 않기를 겸허히 바랄 뿐입니다.

 

오늘 독서의 말씀이 성전을 향한 우리 자세에 빛을 비춰 줍니다. “주님의 집 문지방 밑에서 물이 솟아 동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에제 47,1.9) 아울러 사도 성 바오로의 말씀도 이어집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1코린 3,16) 주님의 집에서 기도하며 주님 생명의 말씀을 마시고 새로 태어나,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의 말씀과 그 말씀을 따른 사랑과 희생으로 세상 사람들을 죄악에서 해방시켜 영원한 구원의 주님 나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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