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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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나 [kimcupid] 쪽지 캡슐

2000-04-25 ㅣ No.2957

(펀글)차라리 당신을 잊고자 할 때

+사랑하는 예수님! 함께하는 공간이 되게 해주세요.

예수님이 우리에게 오심을 느낄 수 있는 부활절이 되셨으리라 생각하며

도종환님의 시를  띄웁니다....

차라리 당신을 잊고자 할 때

당신은 말 없이 제게 오십니다.

차라리 당신에게서 떠나고자 할 때

당신은 또 그렇게 말없이 제게 오십니다.

 

남들은 그리움을 형체도 없는 것이라 하지만

제게는 그리움도 살아있는 것이어서

목마름으로 애타게 물 한 잔을 찾듯

목마르게 당신이 그리운 밤이 있습니다.

 

절반은 꿈에서 당신을 만나고

절반은 깨어서 당신을 그리며

나뭇잎이 썩어서 거름이 되는 긴 겨울동안

밤마다 내 마음도 썩어서 그리움을 키웁니다.

 

당신 향한 내 마음,

내 안에서 물고기처럼 살아 펄펄 뛰는데

당신은 언제쯤 온 몸 가득 물이 되어 오십니까.

서로 다 가져갈 수 없는 몸과 마음이

언제쯤 물에 녹듯 녹아서 하나되어 만납니까.

 

차라리 잊어야 하리라 마음을 다지며 쓸쓸히 자리를 펴고 누우면

살에 닿는 손길처럼 당신은 제게 오십니다.

삼백예순 밤이 지나고 또 지나도 꿈 아니고는 만날 수 없어

차라리 당신 곁을 떠나고자 할 때

당신은 바람처럼 제게 오십니다.

이 시 마음에 드세요....

문득 조회수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한강 게시판은 몇사람을 위해 열려 있는 공간이 아닌데....

많은 분이 들려서 보고 가지만 글을 남기는 사람은 한정 돼 있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글재주가 없어 옆집에서 가끔 글도 빌려 오고 있지만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재미없는 글이지만 흔적을 남기고 간답니다.

정말 쓰실 이야기가 없으면 지금 성서쓰기를 하고 있는데 동참하는 것도 뜻 깊은 일이

아닐까요....

어쩌면 의미 없는 글보다 성서쓰기가 더 좋은 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사랑의 마음도 담아보고 그리움도 띄워보고 고통을 함께 나누어도 보고 기쁜 일이

있으면 함께하고 슬픈 일이 있으면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크든 작든 한마음으로

게시판을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향기언니의 넋두리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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