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사제들의 산책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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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이 [PEAR] 쪽지 캡슐

1999-07-16 ㅣ No.516

이거 저기 굿사모에서 퍼온건대요....

아주 재미있어요.

1편두 있는데..

담에 다시 올릴께요.

 

 

 

저희 주임신부님은

 

사람들 많이 모인 곳, 신기한 곳, 싸구려 옷 파는 곳, 공사장 진척상황 둘러보기 등등을 굉장히 좋아하십니다.

 

그래서 산책할 땐 임시개업한 속옷가게, 점포정리-쎄일하는 가게(6.25사변 이후 최대 똥값처분... 이런 플랫카드 써붙인 가게)엘 한번씩 들어갔다 나오곤 하시죠. 그리고 또... 일부러 사람들 많은 지하철역 속까지 내려갔다 나오곤 하신답니다. (저의 취향과는 정반대시지만 별수 있나요? everywhere 졸졸 따라 다니는 수밖에 없죠.^^; 어디든 보좌를 해야하기에 --;)

 

 

 

그날도,

 

지하철역 아래로 들어갔었는데 역시 사람들이 많더군요.

 

언제나 그렇듯

 

비슷한 또래의 젊은애들,

 

비슷비슷한 패션에,

 

어설푼 화장까지 비슷비슷하고,

 

게다가 손에손에 손전화를 든 모습까지두...

 

 

 

주임신부님은 그런 젊은 여자애덜 많은 곳을 지날 때면,

 

꼭 막내신부님에게만(!) 이런 조언을 해주십니다.

 

 

 

"이 신부우~~

 

속지말자,장빨(화장빨)! 다시보자,명빨(조명빨)! 알지?"

 

쥠신부님의 기습적인 충고에

 

막내신부님은 이젠 적응이 될만도 한데,

 

왠지 때마다 당황하면서 시선을 삐~~돌리며

 

'흐흐~'(놀란표정 희석시키려)하고 웃어 넘기죠.(젊음이 죄여^^;;)

 

 

 

그런데 그날은,

 

많은 애덜 중에 어떤 여자애(20대 초반쯤) 하나가

 

손전화를 걸고 있었습니다.

 

 

 

"응~, 난데... 응....

 

근데... 나 지금, 시내 나왔어!

 

그래그래...$%&*@@$"

 

(그다음 통화내용은 들을 수 없었음. 워낙 지나가면서 잠깐 듣게 된 것이라...)

 

 

 

저희는 통화중 소녀 옆을 아무렇지 않게 지나쳐 걸어갔고...

 

 

 

그런데 약 2.5~3초 후

 

약속이라도 한 듯 저희 신부들은

 

서로 쳐다보며 더 참지 못하고 "크크큭~"하다가 결국

 

이어진 주임신부님 논평에

 

"푸캬캬~" 할 수밖에 없었죠.

 

 

 

주임신부님 : "햐~~ 이 촌동네 나와 놓구선..시내 나왔덴다.." ^0^

 

 

 

보좌 1,2   : "큭큭~크하하" ^^;

 

 

 

주임신부님 : "아마 쟤~ 구로동이나 오류동 쪽에 사나부다!"

 

 

 

보좌 1     : "히히... 가리봉동이나 철산리 쪽인지두 모르죠!" ^^;

 

 

 

사제단일동 : "우하하하" ^0^

 

 

 

주위사람들은 약간 쳐다보는듯 했지만

 

그 소녀는 계속 통화중이라 저희를 쳐다보지 않았을 겁니다.

 

(우리도 들킬까봐 쳐다보질 않아 잘 모르지만... ㅡㅡ;;)

 

 

 

 

 

 

 

그후로 저희는 한동안

 

산책중에 사람들이 '신부님들 어디가세요?'하고 물으면...

 

"시내 좀 다녀올려구요..."라고 했더랍니다.

 

(신림동은 분명 서울시 내에 있으니깐...)

 

                                              ^^;;

 

 

 

 

 

 

 

 

 

[첨부]

 

 

 

구로동,오류동 및 가리봉동,철산(리)시 지역에 살고 계신

 

모든 관계자 여러분들께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전합니다.  

 

오해는 말아주세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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