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선물

거듭태어난 것이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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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1-12-10 ㅣ No.359

* 거듭 태어난 것이 더 아름답다.

 

한 서양신부님이 아프리카의 한 작은나라에 갔다.

 

거기서 신부님은 성서를 그 나라의 원주민 언어로 번역하는 임무를 맡았다.

10년이 지났다. 드디어 탈고가 끝났다. 전화가 왔다. 친구 신부님들이 시내에 있는 음식점에서 조촐하게 축하자리를 마련하셨다.

 

신부님이 나간 사이 사제관이 불이 났다.

축하모임에서 돌아온 신부님을 맞이해준 것은 잿더미가 된 사제관이었다.

10년간의 노력이 재가 되었다.

신부님은 너무나 안따가웠다. 눈물이 흘렀다.

 

성당에 들어가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재를 치우면서 번쩍이는 무엇을 발견했다.

 

만년필 촉이었다.

 

번역할 때 쓰던 그 만년필이 나무자루는 다타고 촉만남았다.

 

재속에서 번쩍이는 그 만년필 촉은 다시 따뜻한 마음을 가져다 주었다.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신부님은 두 번째 탈고를 마쳤다.

 

그 신부님의 성서는 너무나 아름다운 문체로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정서를 반영하는 감수성이 담겨 있는 언어로 번역되었다.

 

"그때 불이 나지 않아 첫 탈고한 성서가 세상에 나왔다면 저는 많은 후회를 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번역성서가 탄생된 것은 바로 시꺼먼 재속에서 빛나는 만년필의 촉이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성서를 통해 거듭태어나는 삶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시 두 번째 탈고를 축하하는 모임은 그 신부님의 두 번째 사제관에서 열렸다.

 

신부님은 그가 번역한 아프리카 언어로 이 대목을 기도의 시작으로 식사를 하셨다.

"그 빛이 어둠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본적이 없다."

 

 신부님들의 조촐하고 따듯한 식탁위에는 신부님의 그 만년필 촉이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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