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선물

밝게 지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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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1-12-12 ㅣ No.362

제목: 밝게 지내기

 

우리 주일학교 유치부 어린이들은 참 맑고 순수하다.

매주 토요일에 성당에 나오는 이 아이들은 지하 소성당에서 교리와 소창을 배운다.

여름 휴가와 사제연수가 연이어 있던 어느달 나에게 아름다운 웃음을 이 아이들이 가져다 주었다.

 

"유치부 어린이들! 신부님은 밝게 지내는 여러분이 사랑스러워요! 늘 밝고 맑게 지내셔요! 어두운 모습은 좋지 않아요! 저는 늘 밝은 것이 좋아요!"라고 강론을 하고 나는 2주간 성당을 떠났다.

 

2주후 주일학교 선생님이 미사후에 달려오셨다.

 

"신부님! 지금 유치부 교리실인 지하 소성당에 가보셔요! 아이들이 지하실에 불을 모두 켜고다녀요!"

 

"왜요? 절전하지않고?"

 

선생님은 무엇인가를 알고 계신 웃음을 지으며 나를 아이들에게 인도하셨다.

 

정말 아이들은 지하실의 불이란 불은 모두켰다.

 

아이들을 불러 모아 나는 물어보았다.

 

"유치부 여러분! 왜 지하교리실의 불을 다켜놨어요?"

 

한아이가 앙증스럽게 대답하였다.

 

"신부님이 그러셨잖아요! 밝게 지내라고요? 어두우면 같이 안놀아주신다고!"

 

황당하기도 하고 예쁘기도한 말!

 

그 아이들의 불을 켜는 그 모습에 나는 정말 밝게 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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