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36년 전 울 엄마가 보내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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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희 [sin6476] 쪽지 캡슐

2010-01-24 ㅣ No.10439

 

선희야 보아라

 선희야 자미잇게 잘 지내느냐. 신가정 꾸며 가지고 자미있게 잘 살아다오

엄마는 물질은 커녕 말 한마디도 도와주지 못하고 너를 시집보낸 엄마의 마음은

고통시러웠으나 너의 고생과 아울너 무사히 진행되여 예식을 갓추워스니 다행하다.

 

사러서 너의 출가를 본 생각하면 주님께 감사를 드리고 장래 너의 영혼에 대하여

또다시 걱정시럽다 형부와 가평 신부님께 엿주어 가지고 혼배관면을 밧도록 하여라

옛날 갓트면 엄마와 업빠도 승사 막힌다.

 

 아직 여기 신부님 모르고 계시니깐 우리 생각에는 거러치만 천주께서는

알으시고  기시지 안냐 승당 관면혼배만 하여스면야 아모 상관 읍지만 딸자식을

외인한태 보내 령혼에 해를 밧으면 부모에게도 큰관게를 가지게 된다.

 

 미루지 말고 교적 빼다가 가평에 옴기고 신부님께 알외여라

너만 승사보게 되면 여기 집이도 다 풀린다. 이제는 몸도 쉬고 밥도 만이 먹고

 형 모양으로 신체점 근강히 하여라

 

엄마는 요사히 일기가 따듯하여 혈액순환이 좀 나어 들에도 단이고 마실도

단인다 그 저 죽을 먹고 지내나 소화도 낫다 잠을 재대로 자지못하여도

전보다 낫다 여기서 모가돈을 살녀닛간 살 수가 읍서서 할 수 읍시 부탁한다.

 

아모조록 남편에 뜻 잘 맛추어 화목한 가정을 바라며 틈잇는 대로

두내외와 형과 단녀가거라 즉시 지발님을 못식혀 미안하고 섭섭하다

할 말은 마느나 이만 끗치며 근강히 지내기 바란다.

(엄마는 이 편지를 보낸 2년후 73세에 하느님곁에 가셨답니다)

 

지금의 초등학교와 유치원선생님을 하셨던 엄마의 편지 내용이랍니다.

띄워쓰기가 전혀없는 편지인데 제가 이리 옮겨 봤습니다.

지난번 예비자 안내 봉사를 하면서 몇분의 자매님께 대모를 부탁했는데

쾌히승낙해서 고맙고 또 한편 한없이 미안함을 이자리를 빌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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