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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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5-06-16 ㅣ No.2885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6/16


오늘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여라."(마태 5,43) 라고 말씀하십니다. 원수는 누구인지? 지금까지 살면서 나와 내 가족 그리고 내가 속한 공동체, 민족에게 피해를 끼치고, 핍박을 하고... 어서 빨리 없어졌으면 내지는 주님께서 복수라도 해 주시기를 바라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스개 소리입니다. 어떤 분들은 드라마에서만 나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핸드폰 주소록에 자신의 남편이나 친근한 분들을 '원수(쑤)'라고 저장해 놓은 분들도 있답니다. 자신의 입장에서 상대가 이러 저렇게 변화되기를 바라면서 살고 있지는 않은지 궁금합니다. 따지고 보면 결국 원수라는 것은 자신의 이해관계 속에서 이해득실과 관련하여 맺어지는 관계가 아닌가도 싶습니다. 그리고 원수가 하는 행위들도 결국 자신들이 지금보다 조금 더 잘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행위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내 자신이 서글프기도 하고 주님 앞에서 허망한 것을... 찾아 헤매는 불쌍한 영원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주님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미루신다고 생각하지만 주님께서는 약속을 미루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여러분을 위하여 참고 기다리시는 것입니다.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모두 회개하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2베드 3,8-9) 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주 하느님께 자신의 죄를 덮어주시고 용서해주시기를 바라고 산다면, 우리가 원수라고 말하는 그 이들도 마찬가지로 주님께 그렇게 청하지 않겠습니까? 그럼 주님께서는 어떻게 응답하실 수 있겠습니까? 주님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심지어는 원수 하나까지 그 어느 누구도 파멸되지 않고 회개하고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우리는 어서 빨리 무엇인가 해결되고 내가 원하는 대로 풀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하루를 천년같이 천년을 하루같이 셈하시는 주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무엇을 어떻게 하기를 바라실까요? 그래서 아마 주님께서는 제자들이 "모두 (진리이신 주님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 라고 기도하셨고,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고 하셨는가 봅니다.


오늘 주 하느님을 바라보며 이러 저러한 탄원을 하며 몸부림치는 우리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시면서, 주님께서는 거꾸로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


저는 오늘부터 6/19(금)까지 사제평생교육원에서 서울교구 사제연수를 하게 됩니다. 기도 중에 기억해 주시고, 모두 모두 건강하시고 주님 사랑 안에 하나되어 여러분이 평안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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