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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연 [lyreon] 쪽지 캡슐

2007-07-05 ㅣ No.7856


    과연 내 삶에서 원수는 누구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내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 나의 부족함을 사랑으로 메꿔주는 사람,그리고 내 소중한 혈육들.. 반대편의 사람들도 떠오릅니다. 아무리 사랑으로 대하려고 해도 이기적인 욕심으로, 자꾸 어긋나려고만 하는 사람, 남의 사정은 아랑곳 없이 제 편한대로만 일을 처리하려는 사람, 행동보다 말로 모든 것을 다 해내는 사람.. 하지만 복음말씀인 내 이웃을 사랑하고, 심지어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말씀을 제대로 우리 삶에서 살아내려면 이런 구별 자체가 없어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원수와 벗의 구별자체를 없애는 것입니다. 이런 구별은 하느님께서 만드신 것이 아닙니다. 순전히 인간적인 눈으로 내 편의와 잣대로, 임의적으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언젠가.. ‘모든 사람에게 악한 사람도 없고, 한 사람이 전적으로 완전하게 악한 경우도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우리에겐 정말 밉상인 누군가도 가정으로 돌아가서는 다정한 남편이고 자상한 아버지일테고 한편에서 손가락질을 받는 누군가는 다른 한편에선 우러름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가 좋은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다, 어떻게 판단을 하겠습니까? 아이를 키우다보면 유난히 착착 붙는 아이가 있고 내 아이이지만 좀 뜨악해지는 아이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모는, 부모라는 이름으로 그 모든 단점을 끌어안습니다. 아니, 오히려 단점많은 아이이기에 더욱 사랑해주어야 합니다. 하느님 보시기에도 그렇습니다 단점많고 약점투성이인 우리들.. 하느님께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런 존재들을 편가르다니.. 과연 그런 권한을 우리가 가질 수 있는지요? 사랑의 주님. 오늘 내 주위의 사람들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유난히 나를 괴롭히고 내 눈에 거슬리는 누군가가 떠오르기도 하고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않을 사람도 떠오릅니다. 하지만 주님. 그 모든 사람들이 주님 보시기에는 모두 하나같이 귀한 존재들이 아니었던가요?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냐고, 그런 것은 세리들도 한다고 꾸짖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 저희는 아주 손바닥만한 사랑을, 그것도 제가 좋아하고 저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베풀면서도 마치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사랑을 하는 것마냥 과장할 때가 있습니다. 주님, 불화했던 형제들과 화해하고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저희들.. 부디, 저희가 편협한 편가르기를 멈추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두 끌어안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저희에게 넓은 가슴, 깊은 사랑을 허락해주십시오. - 아멘 -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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