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12/26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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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9-12-26 ㅣ No.4086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12/26 목요일

 

어제 성탄절을 지냈는데 오늘 첫 순교자 스테파노의 축일입니다. 예수 아기가 태어나자 마자 교회는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 중 첫 부제 스테파노의 순교를 기념하도록 합니다. 이는 예수님의 생애 즉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제물로 바치는 구세주의 본질적인 사명에 대해 그리고 그 예수님의 뒤를 이은 교회의 근본 모습을 우리에게 되새기게 해줍니다. 성탄의 기쁨도 잠시 잠깐 바로 이어 다가오는 순교의 소식이 우리를 인간적인 기쁨보다는 영적인 기쁨 즉 순교의 기쁨을 각인시켜 줍니다. 교회는 어쩌면 주 하느님께서 우리의 현세 삶을 풍요하고 윤택하게 해주리라는 기대를 아예 새싹부터 잘라버리려는 의도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구원을 위해 희생하신 주님의 뒤를 따라 세상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우리 자신을 바쳐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아마도 그 구원이 현실 세계에서는 정의와 평화로 드러납니다.

 

오늘 독서에서는 스테파노 부제의 순교장면을 보여줍니다. “사람들이 돌을 던질 때에 스테파노는,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였다.”(사도 7,59)

 

세상의 박해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당하기는 하지만, 그 박해를 주님께 대한 희생과 사랑으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신앙의 공로가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억울함과 도피로 대응하게 된다면 우리의 죽음은 한낱 개죽음이 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본능적인 생존의식을 벗어난 순교의 현장에서 우리는 순교자들에게 내려지는 주 하느님의 은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 인간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주 하느님께서 펼쳐주시고 초대해주시는 은총의 힘으로 순교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믿고 또 의지합니다. 지금 이 시대에 믿음으로 순교하는 일은 없지만, 우리가 주님 말씀대로 실현하고자 할 때 다가오는 어려움은 존재합니다. 그것이 언제나 박해와 현세적인 패망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역대 신앙인들의 순교와 노력으로 복음은 퍼져나갔고 점차 자리를 잡아 우리 인류 사회가 미세해 보이지만 전보다는 복음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복음을 따르는 길이 반드시 순교처럼 하루 한 순간에 우리 생의 모든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압니다. 우리가 주 예수님의 말씀이 진정 우리에게 기쁨과 평화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굳건히 믿고, 주 예수님의 말씀을 실현하고자 할 때 주님께서는 우리와 함께하셔서 마침내 이루어주신다는 작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주님께서 이루고자 하셨던 희망찬 하느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우리 자신을 주님 구원사업의 도구로 봉헌합시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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