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뼈빠지게 놀다 오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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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이 [pear] 쪽지 캡슐

1999-01-13 ㅣ No.35

5-6년 쯤 전부터 저는 길을 가다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친구들이 사이좋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한참동안 그들에게 시선을 두곤한 적이 있었습니다.

외모가 수려하거나 그렇지 않거나를 떠나서 젊음 그 자체가 너무 예쁘고 부러워서 내 자신에게 깜짝 놀랐었지요.

'아 이렇게 세월이 가는거구나' 하고.........

 

성당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성모회를 하고 레지오회합을 하고

20년 전쯤에 친구들이랑  써클룸에서 살다시피 하며

함께 웃고, 함께 울던 기억들이 너무 새로워서 가슴이 저렸습니다.

특히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그 찬란한 젊음을 송두리째 성당일로 할애하는 모습은 참 갸륵해 보였었지요.

후배들을 대하는 것과 같은 막연한 책임감 더하기 그리스도 공동체안에서 한식구같은 일치감.  그리고 내 아이들의 선생님이라는 고마움같은 것들이 섞여져서 보기만해도 그저 참 좋았습니다.   

이런 마음을 사실 전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이렇게 좋은 통신 매체가 있다니 예수님은 역시 따봉입니다.

 

젊음은 정말 아름다운 것이에요.

그 땐 그걸 잘 몰랐었는데

열심히 사랑하세요.

좋지 않았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지지만 사랑했던 기억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빛이 바래어지지 않고 소중한 보물처럼 간직됩니다.

예쁜 추억들을 많이 많이 만들어 놓으세요.

아무도 훔쳐가지 못하는 보물들은 느닷없이 찾아와서 나를 후벼 놓기도 하지만

사는데 힘이 되는 좋은 약이 되기도 하지요.

저도 잘 몰랐었어요.

가끔 선배님들이 이렇게 이야기 할 때는 고리타분하다 생각했는데

'너도 이 나이 되 봐라'

"선생님들도 이 나이 되 보시우"

그 때 주책같던 그 아줌마 말씀이 새록새록 떠오르실테니까

 

M.T를 떠나신다니 참 좋으시겠네요.

몇 년전 여름에 잠깐 들른 적이 있었었는데 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잊지못할 여정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같이 가지 못해서 '아이구 배'가 조금 아프지만............

싸워도 되걸 말로만 하지 마시고, 죽을 힘을 다해 사랑하시고

뼈빠지게 놀다 오시구려.

 

더불어 지난 한 해 동안 눈물나는 여건 속에서도 꿋꿋히 버텨오신 우리 아그들의 선상님덜

증말로 수고 많이 하셔부렀네요_____오!

                                         * 헤지와 지우 엄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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