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도박의 끝(4,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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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석 [ryu4337] 쪽지 캡슐

2009-12-30 ㅣ No.10410

지점장님의 엄명으로  포커판은  그대로 끝이났다.

밀실은 폐쇠됐고 직원들은 오후 6시이전에 퇴근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으며

야근자는 직접 지점장님께 보고후 허락을 득해야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처음에는 15시가되면 입이 쩍쩍 마르며 담배가 무척 땡기는 금단 현상이

생겼지만 한달이 지나면서 도박에 대한 갈증은 차츰차츰 사라져갔다.

그러던중 박부장님과 서초동의 모식당에서 설렁탕을 들며서 우연히 신고자에

대한 소식을 들을수가 있었다.

"이차장 와이프가 신고했다면서!!!"

"왜요??그건 의외네요??대부분 이차장이 돈을 땄는데..."

"가정을 돌보지않고 노름에 미쳤으니까 그렇지!!!"

"그정도예요???"

"당분간 조심해!!그가 포커치자고 제속 제의할꺼야!!!

전문도박꾼이야!!타짜라고!!"

역시 박부장님의 말씀대로  역삼동의 독사는 야외에 나가 포커를 치자는 제의를  

수없이 했지만 시간상,사정상 어렵다고 그럴듯한 핑계를 대며 회피했다..

그러던중 청담동 지점으로 발령이 났고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난 어느날, 포커에

대한 기억조차 아득해질무렵에 이차장에 대한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직원간의 맞보증으로 대출을 받은 이차장이 파산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본사

감사팀이 출동했고 결국 그는 권고사직됐고 보증을 섰던 몇몇 직원들이 크게

고초를 겪었다는 것이다.

"발령이 안났다면...큰일날뻔했네!!!"

그가 많은 빛을 진이유도 밝혀졌지만 도통 이해가 되질않아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평일은 직원들과 새벽까지 포커를 쳤고 주말과 휴일은 역삼동의 빠찡고오락실에서

하루종일 살았기에 도박빛으로 그리됐다는것이다.

"도박하면 역삼동 독사인데...빛을졌다??

역시 이바닥은 뛰는 놈위에 나는 놈구만!!"

결국 이차장은 이혼후 잠적했다는 소식을 접한뒤로 나의 뇌리속에서 역삼동의

독사는 점차 사라져갔고 삼성증권에 입사한 이후로는 포커자체를 한적이

없어서인지 그의 얼굴조차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러던 2009년 추석명절전날...

대전의  둘째동생의 집에서 아우들과 가리비를 안주로 맥주를 퍼지게 마신후 술도깰겸

사랑방에 있는 컴퓨터앞에 자리하였다.

"형!오랜만에 사이버 포커한번 치시죠?!!!

형도 예전에 포커판에 살았다면서..."

"나는 놀이로 포커친거고 너는 전문이었쟎아?!!!"

"왜 그런 얘기를 해!!다 옛날일인데..."

하우스에서 도박깨나 하다가 이제는 손털은 동생은 과거의 추억을 달래듯 인터넷

포커를 취미삼아 하고 있다는 것을 제수씨에게서 넌지시 들은적이있다.

"그나저나 아무리 사이버머니라도 무슨 돈이 수십조이냐???"

"애들이 쓸떼없이 부딪히더라구"

그의 아이디를 이용하여 하이로우 포커를 오랜만에 치는데 처음부터 한멤버의

아이디와 채팅을 이용한 구라,베팅스타일에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형!저자식 조심해!!"

"누구??"

"역삼동독사!!저자식 아주 여우같은놈이야!!!

패를 기가막히게 읽어!!"

"그렇쟎아도 베팅스타일이 눈에 많이 익어!!!"

하이패를 깔고 로우로 덮치는 스타일이며 큐풀하우스를 띄우고 도망가는 모습이

예전의 이차장과 너무도 흡사했고 더욱더 채팅방에서 하는 페인트성, 현란한 구라에서

확신까지 들정도였다.

자판기를 독수리 타법으로 두드리며  난생처음으로 채팅방을 노크했다.

"역삼동 독사님은 역삼동에 사십니까??"

"묻지마슈!!예전에 거기서 놀았수다!!!"

"역삼동은 여관도 없고 포커칠만한 술집도 없는데..???"

"직원들과 사무실에서 놀았수다!!"

놀다가 재수없게 파출소에 끌려간 일도 있어지비!!!"

"혹시 역삼동 D증권에서???"

"......."

역삼동독사는 갑자기 침묵하더니 서너판을 더친다음 마지막 한마디를 남긴후 방을

나가버렸고 그를 찾아 이방저방을 헤맸건만 도저히 찾을수가 없었다.

"너!!류대리지???"

등뒤에서 팔짱을 끼며 바라봤던 동생은 방금전 채팅내용에 어이가 없는듯 멍안히

쳐다보더니 고개를 갸웃하며 입을 열었다.

"형!저놈! 아는 놈이야!!"

"그런것 같애!!"

"저자식 싸이버 포커로 먹고 사는놈이야!!

하루종일 포커쳐서 딴 사이버머니로 다른 사람한테 돈받고 팔아서..."

"얼마에 파는데??"

"그래봤자 입에 풀칠할 정도징!!"

한때 촉망받았던 선배직원이 도박으로 심하게 일그러지는 모습에 마음이

씁슬해졌다.

"술이나 한잔 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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